“내면화된 폭력 보여준 솜씨 뛰어나”
대체로 작품수준이 고르고 안정되어 있다는 것도 올 응모작들의 특이점이라 할 수 있다.그중 주목해 읽은 작품은 ‘박카스’ ‘겹’ ‘충돈’ ‘노래를 불러줘’ ‘에덴의 음성’ 등 5편이었다.
‘박카스’는 고령화 사회의 그늘,대책없는 빈곤과 외로움을 충실한 관찰과 따뜻한 시선을 견지하며 잘 그리고 있다.‘겹’은 고립되어 있으나 보호받지 못하는,삭막한 현대인들의 삶을 감시와 관음증이라는 메타포를 사용하여 형상화하는데 성공하고 있다.‘충돈’은 이 시대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현실을 자조적으로 시니컬하게 그리고 있다.
‘노래를 불러줘’는 깊은 상처를 지닌 가족 구성원들이 그 상처를 서로 보듬으며 치유해가는 과정을 잔잔하고 따뜻한 문체로 이끌어간 수작이다.
‘에덴의 음성’은 짧은 면접의 시간과 공간이라는 단순한 프레임 안에서 우리의 현실과 사회의 모습,내면화된 폭력 들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데 뛰어난 솜씨를 발휘하고 있다.‘노래를 불러줘’의 유연하고 차분한 흐름에 대한 미련도 있었으나 뛰어난 가독성과 시의성,암울한 현실을 그리되 시종 잃지 않는 건강한 시선을 높이 사 ‘에덴의 음성’을 수상작으로 결정하였다.
◇본심 심사위원=전상국·오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