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나무 밑에
탐스런 밤아레기가 떨어진다
머리를 맞아도
아이쿠 하고 웃음을 준다

밤알을 주으며
가을을 음미하며
추억을 아로새긴다

나무를 심은 할아버지를
토실토실한 것만 골라 주던 할머니를
苓아 입에 넣어주던 어머니를

고희를 바라보아도
수십년이 지나도
호롱불을 들고
밤알을 줍던 그때가 그립다

가을은
세월따라 돌아오는
절기가 아니라
추억을 업고 오는 인생 이야기

이청계·강릉시 모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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