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둘. 손무보다 200여년 뒤 위나라에서 태어난 상앙은 인재를 모으기 위한 진(秦)효공의 ‘초현령(招賢令)’방침에 따라 요직에 발탁됐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등을 개혁하면서 백성의 신뢰를 얻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임을 깨닫고 하나의 아이디어를 냈다. 남문에다 세 길쯤 되는 나무기둥을 세우고 ‘누구든 이 기둥을 북문으로 옮기는 사람에게 금 10냥을 상으로 준다’는 방을 써 붙였다. 이 말을 믿는 사람이 없자 다시 상금을 50냥으로 올린다는 방을 붙이자 어떤 사람 하나가 반신반의하면서 나무기둥을 북문으로 옮기자 상앙은 그 자리에서 금 50냥을 주었다. ‘나무를 옮기는 일로 나라의 신뢰를 세운다’는 ‘사목입신(徙木立信)’의 고사성어가 여기서 생겨났다. 백성들은 상앙이 약속하면 반드시 지킨다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고, 상앙변법이 시행되자 진은 크게 부강해졌다.
위 두 이야기는 신상필벌(信賞必罰)의 예로 자주 인용되며, 두 사례 모두 이 원칙을 지킴으로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음을 알 수 있다. 사전에는 ‘공이 있는 자에게 반드시 상을 주고, 죄가 있는 자에게 반드시 벌을 준다는 뜻으로 상과 벌을 공정하고 엄중하게 하는 일’이라 적혀있다. 경영을 잘한 사람은 승진을 하고, 못한 사람은 좌천된다. 어떤 팀이 성과가 좋으면 그 팀은 확장되고, 팀원도 보상을 받지만 성과가 나쁘면 팀 자체가 없어지기도 한다. 기업은 시장에서 소비자로부터 매일 신상필벌을 받는다. 물론 이것이 능사가 아닐 수 있다. ‘의인불용 용인불의(疑人不用 用人不疑)’라고 하며 일을 맡긴 사람에게 의심하지 않고 지원하여 세계 일류기업의 초석을 다진 사례도 있다. 경우에 따라 실패를 거듭해도 전략적으로 그 사업을 계속 추진할 수도 있고, 또 실패한 사람에게도 기회를 주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이로움을 쫓고 해로움을 피하고 싶은 인간의 심리에 바탕한 신상필벌이 조직관리의 상식이자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고 시장경제를 받치는 원동력임을 부인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