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규산   한국은행 강릉본부장
▲ 조규산
한국은행 강릉본부장
어릴 적 동네에서 달리기를 할라치면 나이대가 모두 달라 제일 큰 형은 맨 뒤에 막내는 저만치 앞서 출발선에 선다.그래야 골인이 비교적 공정하기 때문이다.그러나 세상사 모두에 그런 배려가 있는 것이 아니다.경제든 기술이든 앞서가는 나라가 있고 지역이 있고 사람이 있다.경쟁에서 층이 지는 것이다.앞서가는 자가 승리할 확률이 높다.물론 역전이 가능하지만 여러 배경과 환경의 차이로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것이 상례다.바야흐로 제4차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이 높다.분명 이 시대의 화두다.강원도도 예외가 아니다.그런데 벌써 기술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강원도에서는 이 뜨거운 감자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 맞춤 전략이 필요한 때다.

정부의 5대 국정목표 중 ‘더불어 잘사는 경제’에 4차산업혁명이 국정전략으로 포함되어 있다.이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전국이 균형있게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의지가 담겨 있으리라.현재 전국의 4차산업혁명 수용능력을 보면 경기,서울 등이 앞서 있으며 강원도 순위는 높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위기이면서 기회다.초기단계여서다.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기회를 포착하지 못하면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음에 위기를 느껴야 한다.강원도는 지리적인 측면에서,정보공유 측면에서,인적자원 및 교육 측면에서,산업기반 측면에서 4차산업혁명 여건이 그리 순탄치 않다.그러나 극복해야 한다.어떻게 할 것인가?

강원도에 부합한 강원도형 4차산업혁명으로 커스터마이징해야 한다.4차산업혁명 기술은 인공지능에서부터 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Big data),클라우드컴퓨팅,3D 프린팅,로봇,핀테크,블록체인 등으로 다양하다.이 모든 기술에서 강원도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먼저 정의부터 강원도 버전으로 바꾸어야 한다.‘첨단 ICT 기술을 강원도가 경쟁력을 가진 환경,산업,문화,관광 등과 융합하여 획기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새로운 차원의 혁명’ 이라고 하면 어떨까? 강원도가 국내 타 시도 또는 선진국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여러 유·불리한 여건 하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기술을 찾고 그 기술의 범위를 좁히거나 강원도에 부합하도록 재조정해야 한다.

몇 가지 예를 들어 보자.첫째,IoT기술과 Big data의 특화 전략이다.온통 바다와 산으로 둘러싸인 강원도에서 지리적 여건을 최대한 이용하는데 첨단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자연에 존재하는 유무형의 정보를 탐지하고 이를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수집하여 산업에 활용하는데 IoT와 Big data가 최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둘째,로봇과 인공지능의 경쟁력 확보다.국가 전체적인 이슈이자 강원도에서는 더 심각한 문제인 인구감소에 로봇이 대안이 될 수 있다.이 역시 강원도의 산업구조에 최적화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 범위를 좁혀야 한다.의료,농업,관광,어업 등에 로봇과 인공지능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셋째,3D프린팅의 차별화다.현재 일부 연구기관의 3D프린팅 기술 수준이 상당히 성숙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아주 미세한 기기에서부터 아파트 건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는 3D프린팅을 의료 등 이 지역에서 경쟁력 있는 산업에 집중한다면 충분히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4차산업혁명 기술에서 앞서가지 않으면 안된다.이 새로운 기술혁명이 강원도에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강원도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골라 연구와 개발을 집중한다면 기술 중심의 강원도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이공계 교육을 4차산업혁명 기술 기반으로 전환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조직도 보다 기술지향적으로 재편해야 한다.짧은 미래에 ‘청정 강원도’에서 ‘기술 강원도’로의 이미지 전환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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