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아!

시월은 비 따라서 가는데

갈 곳 없는 낙엽은

바람 따라 몸부림 치네

십일월엔 털옷을 마련하렴

포구길목 어디에서

강물따라 추억만들게

영혼도 시리고 배고픈 듯

땅거미 짙어지는

비자나무 산사 뒷자락.

다람쥐가 넘나드는 함박눈 아래

풍경소리 벗 삼아

오시구려 추억 속으로

그렇게도 찬란했던 빛이여

푸른 하늘이여

두려워 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현명한 마음으로

세월을 버티리라

조종권 시인·평창 봉평면 흥정계곡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