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 오르니
천지는 눈 아래 있고
기러기 오리는
남북을 제 집인양 오가는데
내나라 내민족인데
이 인간은
포성이 연이어 나는쪽
멍하니 바라만 본다
뭇 짐승보다 못한 이 신세
이를 언제 벗어 날가
가을하늘이 누은
푸르고 파란 산정호수에
낮달이 남북을 두리번 거리네
길마다 뒹구는 낙엽
오색의 단풍
은발의 억새
명성산을 오르며
화약냄새 없는 천지 언제나 찾을고
이청계·강릉 모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