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금석   한국주택금융공사   수도권동부본부장
▲ 박금석
한국주택금융공사 수도권동부본부장
미국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단편소설 ‘노인과 바다’에서 늙은 어부 산티아고는 매일 자신의 작은 돛단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지만 84일동안 아무 것도 잡지 못한다.그러던 85일째 되던 날 산티아고는 운 좋게도 자신이 탄 배보다 큰 청새치를 발견하고 사흘간의 사투 끝에 낚시에 성공한다.하지만 기쁨도 잠시,잡은 물고기가 너무 커서 배에 싣지 못하고 상어 떼에게 모두 빼앗기고 결국 머리와 앙상한 뼈만 남은 잔해를 가지고 항구로 돌아온다.

최근 은퇴가 본격화된 베이비붐 세대의 처지도 늙은 어부 산티아고와 별반 다를 게 없다.베이비붐 세대는 한국전쟁이 끝난 뒤인 1955년에서 63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일컫는 말로 우리나라 인구의 약 14%인 720만 명에 이른다.이들은 과거 우리나라 산업화의 주역으로 젊어서는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고도 경제성장을 일궜고 중년에는 IMF 외환위기를 맞아 경제적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한 세대다.이런 베이비붐 세대가 2008년부터 매년 70만~80만명씩 은퇴를 시작하고 2020년부터는 65세가 되면서 노인세대에 진입할 예정이다.

2014년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 중 노후자금을 충분히 준비했다는 답변은 전체의 6.1%에 불과했고 은퇴준비가 미흡하거나 차질이 있다고 답변한 비율은 76.6%에 달했다.즉 10명 중 8명은 노후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더욱이 베이비붐 세대의 64%는 가장 기본적 노후 대책인 국민연금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렇다 보니 은퇴 후에도 다시 일을 해야 하는데 노인 일자리는 부족하고 재취업을 하더라도 일용직,미화원 등 단순 노무직이 대부분으로 은퇴 후 소득 감소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2017년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 가구의 평균 금융부채 규모는 5800만원으로 나머지 가구(4400만원)보다 31.8%나 많았다.베이비붐 세대의 보유자산 비중이 부동산 81.4%,금융자산 15.9%인 점을 감안할 때 은퇴 후 부족한 생활자금 등을 집을 담보로 대출받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가계부채를 줄이고 노후 대책을 마련한다는 측면에서 주택연금 가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우선 ‘주택담보대출 상환용 주택연금’은 인출한도를 기존 50%에서 70%로 확대해 60세 이상 고령층의 주택담보대출 상환가능 규모를 늘렸다.대출금을 갚는 구조에서 일정액의 연금을 지급받는 구조로 전환함으로써 대출금 상환 부담을 덜고 소비 여력은 커지게 돼 그만큼 삶이 여유로워질 수 있다.둘째 ‘우대형 주택연금’은 저가 주택을 가진 이들에게 더 많은 월지급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가입연령이 높을수록 더 많은 월지급금이 지급되도록 설계돼 있어 노후 지원 효과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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