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라신전서 태양빛으로 채화…비오면 '예비불씨'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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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월 강원도 평창을 뜨겁게 밝힐 평창동계올림픽 성화가 24일(이하 현지시간) 고대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 올림피아 헤라신전에서 채화된다.

올림픽 성화는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약 30년 만에 다시 대한민국을 찾게 된다.

채화는 고대 그리스 전통 옷차림의 여배우가 제사장을 맡아 오목거울에 태양 빛을 모으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문제는 24일 그리스 현지 강수확률이 80%로 예보됐다는 점이다. 태양 빛을 이용하는 만큼 먹구름이 끼거나 비가 오면 채화 의식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실제로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과 2000년 시드니올림픽 성화 채화는 날씨 때문에 태양 빛을 모아 점화하지 못했다.

평창올림픽 성화 채화식 참석 등을 위해 22일 그리스에 도착한 이낙연 국무총리는 현지 날씨예보와 대비책을 점검했다.

그리스 측은 이날 '예비불씨'를 받아놓았다. 채화식 당일 어느 정도 시간을 조정해서 채화를 시도할 수 있지만, 아예 불가능한 상황이면 '예비불씨'를 이용해 성화에 불을 밝히게 된다.

또, 비가 많이 내리면 성화채화 의식을 헤라신전이 아닌 '올림픽아카데미'에서 실내 행사로 진행하게 된다.

채화된 성화의 첫 봉송 주자는 관례에 따라 그리스 크로스컨트리 스키선수 아포스톨로스 앙겔리스가 맡는다.

앙겔리스는 성화를 들고 헤라 신전을 빠져나와 근대 올림픽 창시자인 피에르 드 쿠베르탱 남작의 기념비까지 이동한 뒤 한국인 첫 봉송 주자인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 박지성 선수에게 넘겨준다.

성화는 그리스 현지에서 7일간 진행되는 봉송 행사를 거쳐 11월 1일 인천공항을 통해 국내로 들어와 대회 개막일인 내년 2월 9일까지 7천500명의 주자와 함께 101일 동안 전국을 누빈다.

이 총리는 "채화식 당일 강수확률이 80%라고 하지만, 나는 20%를 믿어본다"고 순방에 동행한 기자들에게 말했다.

이 총리는 이번 채화식에 우리 정부를 대표해서 참석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성화인수단은 김용래 서울시장이 단장을 맡아 그리스에 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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