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현용 감독
작전 투입자 증언 시나리오 구상
미국 유학길후 본격적 작업 착수
내년 하반기 촬영 2019년쯤 개봉
신문과 방송에서 연일 보도되는 사건을 지켜보며 소년은 생각했다. “우와,진짜 영화 같다.”
1990년대 국내는 물론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이 영화로 제작된다.뉴욕필름아카데미에서 영화 연출과 시나리오를 전공하고 단편 ‘방문’ ‘풀밭 위의 점심식사’ 등을 연출한 박현용(36) 감독이 이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수색’(가제)으로 장편 데뷔를 준비 중이다.
학창시절 뉴스를 통해 사건을 접하며 마치 전쟁 영화를 보는 듯한 스릴감을 느꼈다는 박 감독은 그로부터 7년 후 특전사에 들어가면서 다시 한 번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과 조우했다.실제 사건에 투입됐던 선임들로부터 생생한 증언을 들으며 2002년부터 시나리오를 구상하기 시작한 그는 미국 유학길에 오른 후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다.“군인이라고 그런 긴박한 상황을 늘 겪는 것도 아니고 겁이 안 나는 것도 아니잖아요.작전에 투입됐던 분들이 ‘무서웠다’는 말을 많이 하셨는데 그게 가장 와 닿았어요.실제로 당시 탈영병도 많았다고 해요.근래 일어난 사건 중 가장 긴박하고 사상도 컸던 전쟁 아닌 전쟁이 벌어졌는데 그 안에 있었던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행동했을까 궁금했어요.”
시나리오는 사건 당시 탈영한 일병을 체포하기 위해 꾸려진 수색팀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진다.대규모 전투라는 강렬한 소재 자체에 흥미를 느껴 시작된 작업이지만 사건 조사와 현장 답사를 진행하면서 박 감독은 점점 ‘사람’에 집중하게 됐다.현대사 들어 가장 긴박한 상황에 갑자기 던져진 군인들은 물론 그 지역의 주민,사건을 취재하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든 기자들까지.그는 누구도 익숙할 수 없었던 역사 속 비극 현장에 있었던 다양한 인물 군상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그리며 사람과 사회의 진솔한 민낯을 드러내고 묵직한 메시지와 감동을 던질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제작사와 함께 시나리오 마무리 작업에 들어간 박 감독은 현재 투자자들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예상 제작비는 70~100억원 규모.내년 하반기 크랭크인해 2019년 개봉을 목표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박 감독은 “가능한 실제 사건이 벌어진 강릉,인제 등의 현장에서 촬영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며 “21년 전 강원도에서 벌어진,거대한 역사 속 한 장면을 함께 기억하고 인간애와 평화의 가치를 되새길 수 있는 영화로 관객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최유란 cyr@kad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