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재룡   호야지리박물관장
▲ 양재룡
호야지리
박물관장
11월 15일은 영월 수주면(水周面)이 무릉도원면(武陵桃源面)으로 지명을 개칭한지 1주년이 되는 날이다.

원래 수주면의 이름은 주천강 물이 감입사행(嵌入蛇行)으로 굽이굽이 돌아 뛰어난 경치를 보여준 데서 붙여진 지명이다.이렇게 빼어난 경관으로 해서 신선이 노닐었다는 요선정(遙僊亭)과 요선암(遙僊岩)도 있고 3년 전에는 요선암 돌개구멍이 천연기념물 제543호로 지정되기도 했다.사자산 아래에는 석가모니의 진신사리가 봉안된 유서 깊은 적멸보궁(寂滅寶宮)법흥사(法興寺)도 있고 강변을 따라가며 무릉리,굽이 돌아 도원리가 있다.

이곳에 둥지를 틀어 가히 신선과 어울려 살아온 땅,이곳이 무릉도원이 아니겠는가? 때문에 3년여에 걸쳐 면민들의 논의를 거쳐 노력한 끝에 얻어진 행정지명이 무릉도원면이다.

그렇다면 무릉도원면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과거 수주면이 강물이 두루두루 굽이도는 아름다운 경치에서 만들어진 지명이라면,무릉도원면은 ‘신선처럼 살고자 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산천이 수려한 곳’이라는 의미를 갖는다.오늘날 사람이 중심이 되는 사회에서 어쩌면 무릉도원면의 지명은 신선처럼 살아가는 주민들로 하여금 한 차원 높은 긍지감을 심어주는 자랑스러운 지명이 아닐 수 없다.

본래 사람은 착하고 아름다운 곳에서 살기를 갈망하는 법.그래서인지 1980년대 폐광 이후 지금까지 나날이 인구가 감소해 오던 영월군에서 무릉도원면에는 지명 개칭 이후 불과 1년 만에 70여명이 전입해 왔다.면민의 수가 1900명대에서 2000명을 넘어서는 놀라운 변화가 생겼다.

이제는 신선이 노닐던 이 곳에서 신선처럼 살고자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모여 무릉도원의 주민이 되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정직한 사람,착하고 유순해서 이웃을 배려하는 사람들이 자연을 가꾸고 보전하며 산천 경개 뛰어난 이곳에서 무릉도원의 세상을 꾸민다고 생각해 보자.얼마나 자랑스럽고 가슴 뿌듯한 일인가?

신선처럼 노닐다 가고 싶은 사람,신선처럼 살고 싶은 사람,모두 영월 무릉도원면으로 오시라고 감히 권하고 싶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