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력의 차이,빈부격차가 우리 사회에 각종 문제점을 양산한다.교육 양극화도 그 중 하나.공교육뿐 아니라 사교육에도 심각한 양극화의 그늘이 드리워진다.양정호 성균관대 교수는 “2022년 소득상위 20% 가구의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액이 하위 20%의 14.5배에 이르러 역대 최고 격차를 기록할 것”이라고 했다.금액으로 따지면 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액이 2022년 12만3079원으로 예측된 반면,상위 20%는 178만9826원이었다.양 교수의 이 같은 주장은 2001∼2016년 한국노동패널조사 분석결과를 토대로 한 것이다.

놀라운 것은 사교육비의 양극화 심화 원인.양 교수는 새로운 교육제도의 급격한 도입이 사교육비 양극화를 자극한다고 진단했다.그는 그 근거로 노무현 정부의 대학수학능력시험 변화를 꼽는다.당시 입시 제도를 점수제가 아닌 등급제로 바꾸자 불안감을 느낀 학부모들이 사교육비를 크게 늘렸다는 것.실제로 사교육비 지출액 격차는 2003년 7.4배에서 입시제도가 바뀐 이후 2008년에 11.0배로 크게 뛰었다.이후에는 2013년 11.5배,2014년 11.4배,2015년 11.4배,2016년 10.4배로 안정화(?)됐다.

문재인 정부 첫 해인 올해의 사교육비 지출 격차는 12.1배였다.그러나 현행 대입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어떤 형태로든 변화가 불가피하다.양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대입제도가 바뀔 경우 사교육시장이 급속하게 팽창한다.새 제도에 불안감을 느낀 학생과 학부모가 사교육 마케팅에 쉽게 현혹되기 때문.따라서 수능 절대평가 확대 등 새 제도가 도입되면 사교육비 양극화가 더 심화될 것이라는 진단이다.학생부종합전형 확대 등 공교육 강화 정책이 사교육비를 늘린 셈이다.

소득계층별 사교육비 지출격차는 ‘교육을 통한 계층 간 이동’을 차단하는 역기능을 초래한다.‘개천의 용’을 허락하지 않는 것.개천은 강원도이거나 저소득층,다문화 가정 등 우리가 사는 곳 또는 어느 계층일 수 있다.경제,지역여건에 따라 교육기회가 달라지고,대학 서열화에 따른 입시경쟁이 공고해지면 질수록 불평등 구조는 더욱 심화되고 하위계층이 설 땅은 사라진다.이런 질곡에서 벗어나야 한다.우선,사교육비 격차를 해소할 묘안이 필요하다.고통이 따르더라도….

강병로논설위원 brkang@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