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한겨울로 접어들었다.얼마전 아침에 한 노인이 찾아왔다.다름 아닌 필자의 사무실에 한달에 두세번 들르시는 폐지 줍는 어르신이다.이 어르신과의 인연은 몇 년되었다.어느 날 밖에 업무를 보고 사무실에 돌아오는 길에 길 옆 인도에서 폐지를 정리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사무실에 쌓아 놓은 폐신문을 내어드렸는데 그것이 인연의 끈이 되었다.사무실 쇼파에 앉으시라며 따끈한 커피한잔 드리니 그렇게 고맙다고 몇 번이나 인사를 건네신다.사무실이 불편하신 눈치였다.커피 컵을 들고 자꾸 나가 먹겠다고 하시기에 괜찮으니 편히 마시고 가시라고 하니 굽은 허리를 펴지못하고 어정쩡 소파에 앉으신다.“연세도 있으신 것 같으신데 이렇게 아침 일찍 폐지수거 하시느라 많이 힘드시죠”라고 하니 노인 말씀은 이렇게라도 안 나오면 다른 사람들이 다 주어가서 없다는 것이다.필자가 마지막 여쭌 질문에 답은 이렇다.겨울이면 연탄한번 걱정 안하고 따끈하게 때보는 것 그리고 아프지 말고 어느날 잠자듯이 세상 떠나는 것이 노인의 바람이었다.이것이 바로 독거노인들의 버킷리스트인 것이다.그늘진 곳 민초들의 삶을 대변하는 모습 일는지도 모른다.

정부는 환경정화 차원에서 연탄광산을 폐광하고 있다.그러기에 서민들의 겨울 난방주역인 연탄 값이 오르고 있다.후속조치가 마련 안된 상태에서 우선 치우고 보자는 정책은 서민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바라건대 가진 것 없어도 민초들의 마음만은 편하게 살수있는 사회,어느 노인의 소박한 버킷리스트가 이루어지는 사회,그런 사회를 바라며 온 국민이 따뜻하게 겨울을 보냈으면 좋겠다. 이세현·전 춘천시 경제인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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