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은 평화다┃송승환 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
대담=박창현 문화부장

▲ 송승환 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
▲ 송승환 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
올림픽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개폐회식은 그 나라의 정체성을 세계인에 가장 강력하게 각인시킬 수 있는 올림픽 최대 문화 이벤트다.올림픽 개막을 70여일 앞두고 최근 서울 소재 평창올림픽 개폐회식 예술감독단사무실에서 송승환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을 만났다.송 감독은 “우리 전통부터 현대 문화까지 아우르며 과거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었던 독특하고 흥미진진한 개폐회식을 준비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또 “개폐회식을 시작하는 카운트다운 부분과 하이라이트인 오륜연출 장면에 개최지 강원도의 이미지를 어떻게 녹여낼까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그는 “하루 건너 길몽과 악몽을 번갈아 꾼다”며 개막을 앞둔 솔직한 소회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올림픽 테마 열정·평화 핵심
오각형 원형무대 차별화 장점
강원도 장소·음악·인물 등장
추위·폭설 기상따라 연출 준비
관객 열정적 성원이 성공 견인


▲ 송승환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이 최근 서울 소재 평창올림픽 개폐회식 예술감독단사무실에서 본지 박창현 문화부장과 대담을 나누고 있다. 김명준 / 동영상=kadoTV

-개폐회식 준비 상황과 현재의 심정은.

“얼마 전 장이머우 감독을 만났는데 이제까지 한 공연이나 영화 중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게 베이징올림픽이라고 하더라.그래서 ‘저도 마찬가지다’라고 대답했다.(웃음) 부담이 크지만 그만큼 우리만의 독특한 개폐회식을 만든다는 즐거움도 크다.현재 연출안 구성은 모두 끝났다.개회식은 2000여명,폐회식은 1000여명의 출연진이 무대에 오를 것이다.내달부터는 경기도 일산 내 개폐회식장과 비슷한 크기의 장소에서 전체 연습에 들어간다.내년 1월 중순부터는 실제 평창 개폐회식장에서 현장 리허설을 하며 최종 점검을 할 예정이다.”

-개폐회식의 핵심 콘셉트는.

“이번 개폐회식의 테마는 크게 두 가지다.첫째는 한국인의 열정이고 둘째는 평화다.특히 평화는 올림픽 정신이기도 하지만 세계 유일 분단국에서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만이 전할 수 있는 핵심 메시지가 될 수 있다.이번 개폐회식의 최고 하이라이트 역시 평화 메시지를 전달하는 퍼포먼스가 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난타’의 이미지가 크다 보니 많은 사람이 한 편의 공연 같은 개폐회식을 기대하지만 사실 올림픽 개폐회식은 선수단 입장이나 연설 같은 공식 행사가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공연 같은 행사를 만들기에는 한계가 크다.다만 열정과 평화라는 두 가지 핵심 콘셉트로 개·폐회식 내내 맥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개회식은 평화를,폐회식은 미래를 주제로 퍼포먼스가 준비중인데.

“88서울올림픽 이후 30년이 지났다.그동안 한국 현대문화의 세계적 위상이 크게 달라졌다.당시에는 우리 현대문화의 경쟁력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전통문화와 민속적인 부분이 강조됐지만 지금은 한국 문화가 세계를 선도하는 세련된 문화가 됐다.케이 팝,케이 스타일,미디어아트 등으로 세계 곳곳에서 한류 열풍이 거세지 않나.이번 개폐회식에서는 전통과 민속적인 부분은 물론 현재 우리 세계에서 경쟁력 있는 현대문화와 미래지향적인 모습도 함께 보여주려고 한다.특히 폐회식에서는 올림픽을 시작으로 한국이 미래 세대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고자 한다.”

-런던,베이징 등 과거 올림픽 개폐회식에서 참고한 점이 있다면.

“예산이나 출연 인원 같은 부분에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부족해 표본으로 삼기에는 무리가 따랐다.또 우리 예술가들이 워낙 남들이랑 비슷하게 하는 걸 싫어한다.(웃음) 그래서 지난 개폐회식을 여러 번 검토하며 ‘어떻게 다르게 할 것인가’를 계속 고민했다.다행히 올림픽 최초로 오각형의 원형 무대에서 하는 점 자체가 다른 나라와 굉장히 차별화된 우리만의 행사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강원의 이미지는 어떻게 반영되나.

“88올림픽 당시 굴렁쇠 소년의 이미지가 현재까지 회자되고 있듯이 개폐회식에 강원의 이미지를 어떻게 반영하느냐는 올림픽 문화유산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이 때문에 나뿐 아니라 감독단 모두가 많은 고민을 했다.최종적으로 강원도가 자랑할만한 특정적인 장소,음악 등이 연출 안에 포함됐고 강원도 인물도 등장한다.일단 카운트다운이 들어가는 처음 시작부터 강원도적인 오브제가 등장해 강원의 느낌을 표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성화 점화와 함께 개폐회식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오륜 장면도 강원도의 아름다운 사계,자연을 활용해 연출했다.”

-개폐회식장의 추위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미 감독 선임 전부터 오픈 구조인 개폐회식장 추위는 우려가 컸다.연출하면서 가장 힘든 점도 이 점이다.당시 날씨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눈이 어느 정도 오고 바람이 얼마나 부느냐에 따라 연출 B안,C안을 끝없이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개폐회식 당일 유례없는 추위뿐 아니라 폭설에도 준비하고 있다.또 추위를 조금이나마 떨쳐내기 위해 관객이 함께 움직이며 즐길 수 있는 공연을 고려하고 있다.한 예로 선수단 입장 때도 주로 행진곡을 쓰는 다른 나라와 달리 댄스 뮤직같은 독특한 음악을 선보일 예정이다.”

-올림픽개최지인 강원도민에게 한마디.

“과거 서울올림픽과 한일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이끈 건 관객이었다.이번 개폐회식에도 강원도민들이 무대의 주인공으로 등장할 것이다.도민들의 열정적인 성원은 개폐회식뿐 아니라 2018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막이 오르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해 평창동계올림픽만의 개성 있는 개폐회식으로 보답하겠다.” 정리/최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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