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신뢰 허무는 1순위 적폐,군 인사시스템 확 뜯어고쳐야
다른 곳도 아닌,군부대에서 보직을 미끼로 금품을 주고받은 것은 파렴치하고 추잡하다.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의 마음을 파고든 교활한 밤죄다.의혹을 받고 있는 군 부대장은 부모로부터 금품을 받은 뒤 해당 신병에게 표창장을 수여,자대 배치와 보직 인사에서 유리한 점수를 얻게 했다.받은 금액도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다양하다.심지어 피자 600여 판과 음료수를 받은 정황도 포착됐다.이런 사실이 군 수사과정에서 밝혀져 관련자가 청렴의무 위반 등의 혐의로 보직 해임되고,그 여파로 목숨을 끊었다.
신병의 부모로부터 금품을 받고,그 대가로 ‘꽃보직’을 약속한 뒤 이행했다면 명백한 특혜다.청탁금지법(김영란법)에 저촉되는 것은 물론 군 기강을 심각하게 해친 행위다.위계질서가 생명인 군부대 내에서 보직을 거래한 것으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우리사회는 이미 이런 ‘적폐’로 심한 홍역을 앓았다.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아들이 ‘꽃보직’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이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다.우 수석을 감찰했던 이석수 특별감찰관은 법정에서 “우 수석 아들 꽃보직은 명백한 특혜”라고 증언했다.지금까지의 정황으로 보아 이번 군부대 사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지금 우리의 안보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위태롭다.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를 비웃기라도 하듯 핵과 미사일 개발에 몰두하고,미국은 전쟁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북한병사의 판문점 귀순으로 남북의 군사적 긴장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안보는 뒷전으로 팽개친 채 꽃보직을 미끼로 돈 거래를 해 왔으니 참으로 한심스럽다.군 당국은 이번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엄격하고 단호한 조치를 통해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이번 사건을 방치하면 우리 군이 내부로 부터 허물어진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