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의 문화권리 미술관 건립, 강원도는 여전히 미온적
공적 활동 미술관, 작가와 호흡
울산·부산·광주 등 공립미술관
연간 40억∼100억 예산 투입
광역 규모 미술관 강원만 없어
청주·수원 시립 불구 광역 규모
도 미술관 예산 내년초 결정을
광주와 전남에서는 광주시립미술관이 대표적이다.25년의 역사에 수장고 기능이 큰 구관과 신관 미술관을 비롯한 여러 부속관을 운영한다.광주비엔날레를 일찍이 출범시킨 그곳은 120억 정도의 예산이 따로 있고 미술관보다도 크기가 더 큰 비엔날레 관도 운영되고 있다.게다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 미술관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문화정보원,문화창조원,어린이문화원까지 3개 이상이 있다.그러니까 합하면 적어도 5개 이상의 미술관이 있는 셈이다.이제 이런 규모가 있는 미술관 네댓 개는 고사하고 아예 있지도 않은 광역지자체로는 충북과 강원만이 남아있다.그런데 정확하게는 충북도 이 예외 지역에서 빠져야 한다.도립미술관 규모에 못지않은 시립미술관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도립미술관 못지 않은 기초 자치단체 시립미술관을 더 들어보자면 경상북도에는 포항시립미술관이 있다.그리고 또 하나의 예가 수원시립미술관이다.수원시립미술관은 사기업이 시에 기부채납방식으로 지어 운영할 수 있도록 한 경우다.기부채납(寄附採納·contributed acceptance)은 여기서와 같이 대단위 아파트 단지를 지을 때나 큰 사업지 허가를 받는 경우에 보통 이루어진다.그곳에는 도서관이나 미술관,시민을 위한 공원이나 공용시설을 짓는 경우가 많다.수원의 경우는 한동안 논란도 있었지만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이라는 공식 명칭이 붙어있다.기부채납의 협약내용대로 붙여진 이름이다.
수원시립미술관에서는 평창에서 20년 가까이 터 잡고 작업하고 있는 작가 권용택의 초대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수원미술 역사에서 그만한 족적을 남긴 작가여서인데,작가 개인전 운영이나 전시밀도로 보자면 강원도로서는 부럽기만 한 일이 아닐 수 없다.작품수집이나 출품할 작품의 크기와 같은 현실적 요건,전시운영과 보존 등에 있어서 가장 많은 관련을 가진 작가들에게,그리고 지역민에 미치는 공립미술관의 영향력은 그러므로 실로 거대하다.생활 가까이서 누리는 문화적 품격과 작품 향수의 질이라는 것만 해도 어디 작은 문제던가.전국적인 최고의 작가들이 전문적으로 취급되는 일이나 과정에 있어 강원도는 불모지의 박탈감만 지속되고 있다.
강원미술이 비록 다른 곳보다 15년,20년이 늦은 2년 후 미술관 건립으로 시작이라도 되려면,내년 초에는 예산이 결정되어야 한다.그런 미술관 건립의 시급함을 말하면,같은 미술인들로부터도 순진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핀잔을 듣는다.왜 그럴까.예산을 쓰는 행정부가 움직여야 하는데,왜 여전히 미술계로 책임이 돌아오는 걸까.미술관 건립이라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강원도는 벌써 너무 오래 방치해왔다.그런 계획을 만들고 진행하는 것을 도민과 미술인들은 언제까지 더 기다려야 할까.
>>> 최형순 미술평론가
정선에서 태어나 정선고·강원대를 졸업했다.서울대 미술이론 석사,홍익대 미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전북도립미술관 학예실장 등을 역임했다.1998년 구상전 공모 평론상을 수상하고 미술평론가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