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의 한 줄기 금강산 가는 길
버드나무가 많은 고장에 백토 광산이 있다
오래된 이야기가 잠들어 있는
모든 것이기도 하고
아무것도 아니기도 한
어린 나는 비밀에 부쳐져 있는 그곳을
오래 들여다보곤 하였다
망각에서 살아남아 우리에게 오는 이야기들이 있다
4G를 끄고 도자기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조선의 시간이 내려앉는다
이파리가 만든 흙이다
정적이 빚은 영원이다
열다섯 번의 밀레니엄이 지나고
태항아리로 전생과 이생을 건너다니다가
매향비 향내에 미륵불이 보이고
유약을 입은 매화 한 송이 피어난다
어린 시절의 이야기 속으로 돌아오는 여정이었다

류경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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