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여성비하 논란의 탁현민 청와대행정관에 대한 경질을 건의하겠다고 하자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이 장관 비난은 물론 여가부를 해체하라는 댓글을 쏟아냈다.이번 안희정 지사가 문팬들에게 이견의 논쟁을 거부해서는 안된다라고 고언을 하자 ‘안지사는 적폐세력’이라는 악성댓글이 이어졌다.일체의 비판도 허용안된다는 문팬심의 견고함이 과하다싶다.

우리나라 팬심은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라이벌의 공격까지 행하는 것을 의미한다.자신의 자존감을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에서 찾으려 하면서 자신이 떠받드는 사람이 당하는 일은 마치 자기가 당하는 일이라고 동일시하는 까닭이다.근데 작금에는 팬심이 더 맹목적인 편향으로 진화했다.자신이 좋아하는 지지자에게 칭찬외에는 어떤 언급도 허용하지 않는 철벽방어를 무조건적 악플로 풀어내는 현상을 말한다.

책 설원(說苑)에는 올바른 신하 육정신(六正臣)이 소개되는데 그 육정신 중에 ‘직신(直臣)’이 있다.직신은 기탄없이 군주의 과실을 지적하는 강직한 신하를 일컫는다.사실 약이 되는 간언이 필요하다라는 군주의 인식 또는 간절함이 있어야 직신은 존재한다.책 군주론은 대통령이 듣기 불편한 이야기,즉 간언을 경청하는 방법을 제시한다.우선 대통령은 충고를 들어도 화내지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는 물론 국민들도 자각하게 한다.그러나 누구나 대통령에게 충고할 수 있으면 대통령에 대한 존경심이 사라질 수 있으므로 ‘현명한 사람’들을 선택하여 오로지 그들에게만 진실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권한을 주도록 한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간언을 허심탄회하게 받아들인 사례는 드물다.권위에 대한 도전과 충언의 경계가 애매모호하기 때문이다,대통령 주변의 아첨꾼들에 대한 경계심이 충언을 변별해내는 능력을 도태시킨다.문대통령이 덕장으로서 견고해지려면 팬심들의 편향을 가려서 볼 줄 알아야 한다.그리고 팬들은 직신의 역할까지 해야 한다.‘아첨하는 사람들은 우환을 만들지만 정직한 쟁론을 펼치는 사람 때문에 나라가 어지러웠던 적은 없어’라고 말했던 황제 사마염을 좌우명 삼아 늘 고언과 간언에 겸손해야 한다.

조미현 기획출판부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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