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명화·얀 포글러 감독
대관령음악제 독일콘서트 개막
문화프로그램 올림픽 본질 동력
화합 상징 실내악 중심 선보여

▲ 평창동계올림픽 해외 붐업을 위해 힘을 모은 정명화(사진 왼쪽),얀 포글러 감독이 수호랑과 반다비 인형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 평창동계올림픽 해외 붐업을 위해 힘을 모은 정명화(사진 왼쪽),얀 포글러 감독이 수호랑과 반다비 인형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평창대관령음악제 유럽 콘서트가 개막한 지난 13일(현지시간) 독일 드레스덴 알브레흐츠베르크성.한국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활약하는 최고의 연주자들이 이날 무대에 올랐지만 그중에서도 단연 눈길을 끈 연주자는 세계적인 첼리스트 정명화와 얀 포글러(Jan Vogler)였다.50여일 앞으로 다가온 평창동계올림픽을 알리기 위해 이번 유럽 콘서트를 함께 준비하고 직접 무대에도 오른 두 거장은 카리스마 넘치는 연주로 완벽한 하모니를 이끌어내며 유럽 관객에게 올림픽 개최지 ‘평창’에 대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두 사람에게는 공통점이 있다.바로 전쟁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지역에서 수준 높은 음악제를 선보이고 있다는 것.정명화는 세계 유일 분단 지역인 강원도에서 평창대관령음악제를,얀 포글러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대폭격으로 폐허가 됐던 독일 드레스덴에서 드레스덴음악제와 모리츠버그축제를 이끄는 예술감독으로 활약 중이다.동계올림픽과 클래식 음악,그리고 분단의 역사로 연결된 양국의 음악제는 지난해 상호 교류 확대를 위한 협약을 맺고 이번 콘서트를 함께 준비해왔다.이날 연주회에 앞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두 감독은 “비교와 경쟁의 대회인 올림픽을 평화와 화합으로 이끄는 건 결국 문화”라며 “문화올림픽 없이는 진정한 의미의 올림픽 성공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포글러 감독은 “음악은 국적과 성별을 떠나 가장 높은 수준의 우정을 가능하게 하는 힘을 갖고 있다”며 “올림픽은 기본적으로 우위를 정하는 경쟁이지만 궁극적 목적은 화합인 만큼 음악제와 같은 문화 프로그램이 올림픽의 본질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정 감독도 “그 나라의 문화 수준이 곧 국력”이라며 “눈부시게 성장한 한국 문화의 저력을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세계에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실내악 중심의 클래식 음악제를 선보이고 있는 두 감독은 실내악이 화합을 상징하는 최고의 음악이라며 자부심을 내비치기도 했다.정 감독은 “지휘 없이 서로의 호흡에 맞춰 연주하는 실내악은 한 사람만 흔들려도 극렬한 영향을 받는다.그만큼 서로의 하모니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화합의 가치를 표현할 수 있는 음악”이라고 설명했다.포글러 감독 역시 “미래를 이끌 젊은 연주가들이 모든 구분을 떠나 실내악으로 깊게 소통하고 우정을 다지는 것은 평화와 화합의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그는 이어 “독일도 과거 한국처럼 분단의 아픔을 겪었으나 어느 순간 통일을 이룰 타이밍이 찾아왔고 결국 해냈다.한국에도 그런 순간이 올 것이라 믿는다”며 “지금 여기 있는 최고의 연주가들과 함께 북한을 방문해 연주할 그날을 소망한다”고 덧붙였다.정 감독은 “이번 해외 콘서트가 끝난 후에는 올림픽 기간 평창겨울음악제가 펼쳐진다.문화올림픽 실현을 통해 온 국민이 오랫동안 염원해온 평창동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독일 드레스덴/최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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