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강
허옇게 얼어
조각난 하늘에 하품을 한다

알몸을 드러낸
버드나무 가지는
강바닥 찬 거울을 핥고 있다
뒤집힌 채 얼어버린 하체가
실종된지 오래다

하늘은 터져
설은의 길 만들고
십 촉 달빛이 미리 내려와
나뭇가지에 불을 밝힌다

앙상한 가지에
매달려 있는 나는
누구의 등불이 될까
그대 올 때 까지
겨울 이슬로나 반짝일까

박경규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