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의 심장이 뛴다] 1. 여자스피드스케이팅 김보름(강원도청)
초교 5학년때 쇼트트랙 입문
고3때 스피드스케이팅 전향
2016-2017 ISU서 금2 동2
빙판 무명서 기대 유망주로
“꼭 금메달 꿈 이루고 싶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3일로 37일 앞으로 다가왔다.한국 선수단은 평창올림픽에서 금메달 8개,은메달 4개,동메달 8개 등 총 20개의 메달을 획득해 종합 4위에 오르는 게 목표다.30년전 한국에서 열린 1988 서울하계올림픽(금12·은10·동10·종합 4위)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서는 평창무대에 나설 개최지 강원전사들의 맹활약이 필수다.올림픽의 해 무술년(戊戌年) 새해를 맞아 평창에서 맹활약할 강원소속·출신 태극전사들을 만나 그들이 그리는 올림픽을 향한 꿈을 들어봤다.

“남들은 한달밖에 안남았다는데 저에게는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았어요.제가 원래 ‘슬로스타터’잖아요.”

2018년 새해를 코 앞에 둔 지난 12월 30일 서울 태릉빙상장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전국남녀종합선수권대회를 마치고 만나본 김보름의 얼굴은 담담해보였다.부상여파 탓인지 김보름은 이번 대회 500·3000m 경기에서 모두 박지우(한체대)에 이어 2위로 골인했다.

김보름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2017-2018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4차 대회에서 무사히 매스스타트 출전권을 획득했지만 최악의 상황을 겪었다.1차 여자 매스스타트 예선에서 다른 선수들과 엉키면서 넘어져 허리를 다쳤고 2차 대회를 불참해야했다.3차 대회에서는 부상여파로 11위에 그치며 메달을 따지 못했고 4차 대회 매스스타트에서 동메달을 획득해 마지막 기회에서 평창행 티켓을 잡았다.

김보름은 “아직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리지는 못했다.아직 60%정도라고 생각한다.하지만 걱정하지는 않는다.아직 충분한 시간이 남아있고 평창올림픽이 시작되면 최고의 컨디션으로 회복하리라 믿는다”고 밝게 웃어보였다. 이어 “현재는 훈련에만 몰두하고 있다.가끔 쉬는 시간에 모교인 한국체대 근처에서 친구들과 만나 수다떠는 것이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법”이라며 “부담감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미래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는다.어머니도 그런 제맘을 아셔서 경기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씀도 안하신다.그만큼 저를 믿고 계신다”고 말했다.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선수인 김보름은 2010년 쇼트트랙 선수로 활동할때까지 ‘무명선수’였다.다른 선수들보다 5~6년이나 늦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쇼트트랙에 입문한 김보름은 대구 성화중에 진학해서도 좀처럼 빛을 보지 못하고 평범한 선수로 평가받았다.그러던 그에게 쇼트트랙 선수 출신인 이승훈(대한항공)의 성공은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는데 가장 큰 터닝포인트가 됐다.

2010년 고교 3학년 진학을 앞두고 있던 그에게 이승훈의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m 우승은 그만큼 큰 충격이었다.그해 5월 김보름은 주변의 반대에도 스피드스케이팅의 길로 입문했다.뒤늦게 시작한 스피드스케이팅이었지만 결과는 놀라웠다.특히 새로 생긴 매스스타트 종목에서 쇼트트랙 경험과 장거리 선수로서 재능을 가진 김보름에게 최적의 종목으로 단번에 두각을 나타냈다.그는 2016-2017 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4차 대회에서 금메달 2개,동메달 2개를 휩쓸었다.

▲ 지난해 2월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ISU 스피드스케이팅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 여자 매스스타트 에서 김보름 선수가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환호하고 있다.
▲ 지난해 2월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ISU 스피드스케이팅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 여자 매스스타트 에서 김보름 선수가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환호하고 있다.
김보름은 남들보다 뒤에서 시작한 선수생활이지만 내달 열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가장 높은 곳을 꿈꾸고 있다.현재 태릉선수촌과 모교인 한국체대를 오고가며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그동안 매스스타트 종목에서 혼자서 고군분투했지만 이제는 후배 박지우(한체대)와 같이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김보름은 “백철기 감독님과 (박)지우랑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외국선수들의 새로운 작전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중”이라며 “지우도 나름대로 처음 출전하는 매스스타트 종목에서 자기가 하고싶은 경기가 있을 것이다.조급해하지 않고 지금은 각자 컨디션을 끌어올려 경기력 향상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평창올림픽에서 최고의 컨디션으로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매진할 거예요.지금까지 앞만보고 달려왔고 꼭 금메달의 꿈을 이루고 싶어요.목표를 완수하고 편한 마음으로 올림픽 이후 휴식을 즐기고 싶어요”. 김호석 kimhs86@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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