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익숙한 것에 길들여지면 어지간해선 바꾸지 못한다.그래서 늘 다니는 길로만 다니고 단골식당을 좋아한다.변화를 꺼리는 이유는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익숙하지 않은 상황이나 관계에 대해서는 제대로 대처할 수 없어 두려움을 느끼기 마련이다.새로운 방식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가야 하는 것이 귀찮고 부담이 된다.또 다른 이유는 낯선 곳에서 만난 사람들이 어떻게 대해줄지 모르기 때문이다.그래서 웬만하면 단골 식당이나 단골 이발소,단골 미장원 등을 정해놓고 살아간다.그들은 내가 뭘 원하는지 잘 알기 때문이다.상대가 내 존재를 알아주는지 아닌지가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면 익숙한 것에 집착이 생긴다.금연에 실패하는 이유도 담배를 피워서는 안 된다는 상황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다.강박적인 경우에는 하루 일과도 정해진 순서대로 전개되어야 하고 데이트도 전날 세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한다.떨치고 일어서면 분명히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을 알면서도 현실에 안주해 오직 시간만 보내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그들은 계속해서 불평하고 투덜거리면서 자신이 그래야만 하는 온갖 이유를 다 수집한다.하지만 진짜 이유는 역시 하나뿐이다.행동해야 하는 변화가 두렵기 때문이다.결국 삶은 어느 불행한 순간에 고착되고 만다.

변화는 자신을 재창조하는 과정을 필요로 한다.특히 젊은 날에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창조와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그러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습관에서 과감히 탈피하고 익숙하다는 이유로 옆에 끼고 있던 많은 것들과도 아낌없이 헤어져야 한다.그런 소소하고 일상적인 경험이 쌓이다보면 어느 순간 큰 변화 앞에서도 당당하게 그것을 받아들이는 멋진 모습을 연출할지도 모를 일이다.

김성일·전 강릉원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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