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성배 동해주재·부국장
▲ 홍성배 동해주재·부국장
오랜만에 침대에 누워 두발을 높이 들어봤다.몇해전 한쪽 발목을 삐어 시큰거린 이유이기도 하지만 요즘 이 두발로 어디를 다녔는지,앞으로 또 어디로 갈 것인지 고민이 들었다.무엇보다 내 인생의 발이 어디를 향해 있는지 궁금해졌다.발은 늘 내 신체의 일부로 심장에서 가장 먼곳에서 노동력을 발휘할 뿐 몸을 지탱하고 있는 수고로움을 잊고 살았다.삔 발의 아픈 부위가 치료를 해도 잘 낫지 않는 탓에 다른 한쪽 발에 의존도가 조금 높아졌다.그럴 땐 괜히 아픈 발이 성한 발에 미안해지고 빨리 나아야지 하는 반성하는 마음도 생겼다.발은 양발로 딛고 일어섰을 때 제기능을 발휘하고 안정감과 속도감이 높아진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최근 올림픽 빙상 개최 도시로 경강선 KTX가 개통된 강릉이 고속열차 때문에 폭발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강릉과 동해.이 두 도시는 영동 지역에 이웃한 지자체로 관광의 이미지도 비슷하다.산업보다는 관광이 발달해 동해안 관광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신체의 양발과 같이 느껴진다.특히 평창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면서 강릉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며 영동권 수부 도시의 기능을 조금씩 회복하는 느낌이다.지난해 12월 22일.강릉은 경강선 KTX가 개통되면서 변화를 예고했다.멀게만 느껴졌던 서울과 강릉은 30분 간격으로 고속 열차가 다니고 시간도 무려 1시간 30분쯤이면 당도한다.이런 변화로 강릉은 하루 2만여명씩 열차 이용객이 쏟아져 인근 강릉역 주변에는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이런 여파로 경포,정동진 등은 상경기가 살아나고 있다.

반면 동해는 조금 양상이 다르다.정확히 표현하면 좀 억울한 면이 있다.당초 KTX가 개통될 시기에 원주~강릉간 철도 노선에 이어 올해말까지 강릉 금광리에서 월호평동~동해로 이어지는 영동선을 연결할 계획이었다.하지만 강릉 금광리에서 동해로 이어지는 1.9㎞ 철로는 현재 토지측량조차 하지 못하고있다.강릉 월호평동 주민들이 기존 영동선과 강릉,동해 방면으로 철로가 놓아질 경우 삼각 벨트에 묶여 마을이 고립된다는 이유에서 민원을 제기했기 때문이다.이로인해 공사가 첫발을 내딛지도 못하고있다.문제는 월호평동 주민들의 주장에 강릉시와 동해시가 적극적으로 민원 해결에 나섰느냐는 것이다.주민들은 철도로 인해 조망권과 생존권에 위협을 받는다고 호소하고 있으나 해답은 마련되지 않고있다.

KTX만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동해시도 인근 지자체에서 발생한 민원이어서 적극적 해결을 하지 못해 답답해 하고 있다.철도시설공단측도 민원 지역을 제척하고 올림픽을 치른 뒤 이 구간 공사를 실시 키로 해 동해까지 KTX연결은 2019년에나 이뤄질 전망이다.이러는 과정 속에 경강선 KTX고속 철도의 개통은 이뤄졌고 수도권 관광객은 강릉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안타깝게도 동해시는 강릉시의 관광활성화에 부러워만 하고 있다.민원이 발생했을 때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것이 오늘의 이런 결과를 낳은 것이다.

철도시설공단은 평창올림픽 개최 이후 금광리에서 동해를 잇는 철도를 개설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올림픽 개최 이후 공사가 빨라질지는 미지수다.주민들의 민원이 정리되지 않을 경우 공사자체가 차일피일 미뤄질 수도 있는것이다.특히 동해시는 인근 지자체의 민원이라 할지라도 시와 연동된 민원인 만큼 적극적인 개입과 결과를 조속히 얻어냈어야 했다.강릉시 또한 동해시로 향하는 철도에 따른 민원이라 할지라도 민원해결에 나서 모처럼 찾은 고속철도 시대에 관광 시너지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대처했어야 마땅하다.발은 양쪽을 서로 지탱할 때 더 힘을 발휘하고 두발의 호흡이 맞을 때 먼길을 간다.경강선 KTX 개통으로 동해안 고속철도 시대가 열리던 지난해 12월22일.강릉과 동해가 그랬으면 좋았을 걸 그랬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