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화두로 달려온 12년, 생애 최고의 대회로 최선”

최명희 강릉시장은 요즘 대학입시를 앞둔 고3 수험생 심경이다.빙상 전종목 경기를 개최하는 올림픽 도시의 자치단체장으로 ‘대사(大事)’를 맞는 감회가 남다르다.올림픽이 개막 카운트다운에 들어가면서 18층 시청사 지하에는 마치 군부대의 작전 벙커를 연상케하듯 ‘올림픽 상황실’이 차려졌다.최 시장이 더욱 큰 기대와 흥분에 설레는 것은 3선 시장 12년 임기 내내 올림픽 유치와 성공을 최대 ‘화두’로 달려왔기 때문이다.

▲ 동계올림픽 빙상경기 개최도시인 강릉시 최명희 시장이 “우리 생애 최고의 올림픽으로 세계 속 강릉의 꿈을 실현시키겠다”며 올림픽 구상을 밝히고 있다.
▲ 동계올림픽 빙상경기 개최도시인 강릉시 최명희 시장이 “우리 생애 최고의 올림픽으로 세계 속 강릉의 꿈을 실현시키겠다”며 올림픽 구상을 밝히고 있다.


-역사적 올림픽 개막이 초읽기다.빙상경기 개최지 시장으로서 심경은.

“올림픽 유치 후 지난 7년 간 시민들과 함께 한 땀과 열정의 산물이 올림픽이다.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와 감개무량하면서도 다소 긴장되기도 한다.모든 운동경기가 그렇듯이 끝날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는 심정으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준비과정에서 힘들었던 점은.

“아무래도 서울∼강릉 KTX 개통 과정을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고속철도 공사를 성사시키고,도심 지하화사업을 관철시키기 위해 수많은 시민들이 생업을 제쳐두고 삭발 투쟁과 함께 혈서를 쓰고 머리띠를 두르고 정부 청사를 오가며 고생했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올림픽 시민운동을 평가한다면.

“지난 2014년부터 무려 124개 사회단체가 시민주도형 참여운동으로 스마일 강릉 실천운동을 전개했다.미소와 친절,질서가 동계올림픽의 가장 값진 유산으로 남을 것이다.또 올림픽 때 강릉인의 따뜻한 정을 선물한다는 계획아래 시민,각급단체,학생,공무원 등 5000명 이상이 참여해 전통 청사초롱 등(燈) 형태의 웰컴기프트 1만7500개를 손수 만들었다.”

-올림픽 현장에서 시민들의 언어 장벽은 해소됐다고 보시는지.

“손님맞이 최일선에 서 있는 택시기사와 음식·숙박업소 종사자들이 간단한 영어 회화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해왔다.15개 택시회사 1200여명을 대상으로 매주 3일 방문교육을 실시했고,음식·숙박업소 영업주 및 종사자들도 업소별로 주1회,8주간 기초 회화 교육을 했다.외국인 울렁증,영어 울렁증을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차량 2부제 시행이 최대 과제가 되고 있는데.

“올림픽 기간 차량 2부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2부제가 정착되지 않으면 선수·임원들의 이동에 정시성을 보장할 수 없고,교통 대란은 불가피해진다.2부제 성공을 위해 시 외곽에는 환승주차장을 여러곳 만들고,셔틀버스와 함께 시내버스 전 노선을 무료로 운행한다.

-폭설과 산불,감염병 등은 올림픽 복병으로 꼽히는 위협 요인들이다.

“폭설에 대응하기 위해 전직 공무원까지 재능기부에 나선다.전문 제설요원 200명,유니목 등 제설장비 116대가 상시 출동태세를 갖추고 있다.빙상경기장 주변에는 산불감시원을 집중 배치하고,진화용 헬기 5대를 전진 배치했다.또 인플루엔자 등 감염병 예방을 위해 관광안내소에 손소독제 3만개,마스크 90만개를 비치·배포하고,손씻기와 올바른 기침예절이 담긴 리플렛과 포스터를 숙박·식품업소,병의원에 1만부 넘게 배포했다.시민들은 현재 6만명이 인플루엔자 접종을 받았다.조류독감 예방을 위해서는 경기장 주변 3㎞ 반경의 96농가에서 기르던 4602마리 가금에 대해 패럴림픽이 끝나는 3월까지 휴식제 보상을 실시했다.”

-문화올림픽 준비 상황을 소개한다면.

“월화거리 신명의 길놀이에 매일 21개 읍·면·동 주민들이 참여하고,올림픽 손님들에게 차(茶) 한잔과 와이파이,화장실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웰컴숍에도 450여개 상점이 참여했다.올림픽 기간 중에는 강릉아트센터를 비롯 도심 전체가 거대한 공연예술마당으로 변모한다고 봐도 좋다.”

-KTX 고속철도 개통 후의 변화상과 체류형 관광지 육성 방안은.

“개통 한달간 승객이 무려 45만명이다.지난해 12월 강릉 관광객도 전년 대비 12만8000명이 증가했다.전통시장은 활기를 되찾았고,음식·숙박업소 등의 매출도 증가세다.강릉은 올림픽을 앞두고 경포와 옥계지구 올림픽 특구를 중심으로 고급 호텔 등 2000실 이상의 대형 숙박시설이 확충되면서 체류형 숙박인프라가 획기적으로 개선됐다.앞으로 사계절 체류형 관광발전을 위해 정동진 곤돌라와 루지 및 경포지구 대관람차 등의 관광체험시설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월화거리’의 문화·쇼핑 기능을 강화해 도심 상경기에 활력을 불어넣는데 집중하겠다”

-북한 팀 참가와 예술단 공연이 성사됐는데.

“평화올림픽으로 거듭나게 된 것을 개최지 시장으로서 환영한다.2월 8일 강릉아트센터에서 북한예술단 공연이 이뤄지고,2월 10일 관동하키센터에서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경기가 치러지면 ‘강릉’은 세계적으로 더 큰 이목을 끌게 될 것이다.”

-올림픽 후 채무 부담은 없나.

“지난해 말 기준 채무 309억원을 올해 3월에 모두 상환,빚 없는 채무제로 도시로 거듭나게 된다.강릉시 채무는 조기상환과 감소 노력에 힘입어 2016년에 411억원까지 줄었으나 올림픽 준비에 따른 지방채 발행으로 2016년 말에는 다시 811억원으로 껑충 뛰었다.그러나 증액 확보된 지방교부세 등을 활용해 지방채를 조기 상환하는 등 빚 줄이기에 나선 결과 동계올림픽 이라는 매머드급 대회를 치르고도 빚 없는 도시를 실현시키게 됐다.”

-올림픽 경기장 사후활용은.

“강릉아이스아레나 지하에는 수영장을 조성하고,지상은 복합스포츠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특히 지상은 필요시 빙상경기장으로 전환,국제빙상경기대회를 개최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컬링센터는 지하층은 기존 실내빙상장으로 존치하고,지상층은 복합스포츠복지문화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아직 사후활용 방안과 관리주체가 명확히 정해지지 않은 강원도 소유의 강릉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과 강릉하키센터는 현재 강원도 주도로 빙상경기장 고유의 용도로 활용하기 위해 국가가 관리 할 수 있도록 국민체육진흥법 개정 추진,종목별 협회·연맹 등에서 운영 관리하는 방안 등 다각도로 검토 중에 있다.”

-끝으로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이제 우리 한 팀이다.전체의 이익,지속되는 이익을 미래세대에 넘겨주기 위해 팀워크를 발휘해야 한다.미소와 친절로 하나의 팀워크를 이뤄 사계절 방문객이 끊이지 않는 문화관광 힐링도시가 되도록 협조를 당부 드린다.” 정리/최동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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