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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현안과 맞물린 사법부 독립을 위한 작은 제안

이석준 2018년 02월 06일 화요일
▲ 이석준 춘천지법 기획공보판사
▲ 이석준 춘천지법 기획공보판사
고 김영한 청와대 민정수석의 2014년 9월 6일자 업무일지에서는 ‘법원.견제 수단이 생길 때마다 길을 들이도록… 상고법원 등으로 협상’이라는 내용이 발견됐다.또한 최근에 있었던 사법행정권 남용의혹에 대한 대법원 추가조사위의 2018년 1월 조사결과에 따르면 청와대는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재판을 전후로 법원행정처와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다고 한다.이와 같이 권력기관에서 사법부에 영향력을 가하려는 행위는 정치적,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판결의 결론을 변경하려는 시도로 변질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사법부 독립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다.‘사법부의 독립’은 그 자체로 절대적인 가치를 갖는 것은 아니지만 헌법과 법률에 따라 공평하고 정의롭게 판결을 선고하는데 가장 필수적인 법원리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권력기관에서는 여러 수단으로 사법부를 제어하려는 시도를 할 수 있다.사법부로서는 실제로는 판결의 결론이 영향을 받지 않다 하더라도 정무적 판단에서라도 연락 자체를 거부하기 쉽지 않다.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사법부에서는 ‘독자적인 예산편성권’이 없어 행정부·입법부에서는 사법부에 어떠한 형태로든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우려가 있다.우리나라에서는 사법부의 예산편성권을 행정부에 전속시키고 있다.하지만 사법부의 예산을 외부기관에 의존하면 공정하고 합리적인 재판을 하려는 사법기능이 위태롭게 된다.‘우리나라의 법원 예산과 행정부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행정부에 위기가 발생했거나 행정부에 대한 사법부의 도전이 있었을 때마다 사법부의 예산이 감소했다고 한다.이와 달리 선진 사법시스템을 구축한 나라들은 행정부 또는 국회 권력의 변동이나 성향과 상관없이 사법부가 독자적으로 예산편성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둘째,사법부에서는 ‘법률안 제출권’이 없어 현행 법률이 현실과 괴리될 때 이를 개선하기 위한 법률안이나 사법부 운영에 필수적인 법률안을 독자적으로 낼 수 없어 국회의원이나 법무부에게 의존하고 있다.권력기관에서는 일종의 카드로 삼아 사법부를 통제하려 할 수 있다.대법원에서 추진하다가 좌절된 상고법원 설치 법률개정안은 대표적인 사례다.결국 사법부에 독립적인 예산편성권이나 법률안 제출권이 없어 행정 또는 의회권력은 이를 악용,판결에 간섭하려는 시도를 할 수도 있다.이는 법적 시스템의 측면에서 보완이 필요한바,헌법을 개정해 사법부에 위 권한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최근 예산편성권,법률안 제출권은 고사하고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에서는 이를 역행해 의회 또는 행정권력이 합헌적으로 사법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사법평의회를 만드는 헌법개정안을 제시해 우려스럽다.이에 따르면 국회 선출 8명,대통령 지명 2명,법관회의 선출 6명을 위원으로 해 사법평의회를 구성하고 여기서 법관 인사권을 행사(현행 헌법은 대법원장이 행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일각에서는 대법원장의 인사권한 남용 가능성을 방지할 수 있다고 주장하나 오히려 외부 정치권력이 법관 인사권을 가지고 하급심 판결 결론에 대해서도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우려가 있다.뿐만 아니라 사법평의회 구성원 자체가 정치적 성향에 따라 선정될 수 있어 사법부의 정치화를 조장할 우려가 있다.오히려 각급 법원 판사들이 선출한 100명이 넘는 법관으로 구성된 법관대표회의를 통해 중앙집중화된 사법행정권 남용 가능성을 충분히 억제할 수 있어 사법평의회안은 불필요하다고 본다.사법부의 현재 상황에 대해 많은 언론보도가 있고 이에 대해 철저한 자성과 재발방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그렇지만 이를 계기로 차제에 외부권력이 사법부에 개입하고 정치적,경제적 강자의 입맛에 맞게 판결에 간섭하려는 시도를 차단할 헌법적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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