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막돼 나흘째를 맞는다.지난 20여 년 강원 도민의 꿈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다.올림픽 주 무대 대관령은 어떤 곳인가.겨울이면 어른 키만큼 눈이 쌓이는 곳이다.매서운 바람이 몰아치는 고원지대다.이 자연이 눈썰매를 타게 만들었고 그 작은 아이들의 꿈이 자라 오늘의 올림픽을 일궜다.오늘의 올림픽이 성황리에 열리기까지 눈덩이를 굴려가듯 많은 땀과 열정이 보태졌음은 물론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맨 처음은 바로 강원도의 이 자연과 때 묻지 않은 아이들의 순수에서 잉태됐을 것이다.이번 올림픽이 의도되고 기획되기 훨씬 이전 강원도의 그 원초적 생명력이 만들어 낸 결과라고 본다.그 작은 싹을 강원 도민이 키워온 것이 지난 20여 년의 올림픽 도전의 역사다.그 과정에서 강원도의 꿈,국가의 기대가 보태져 오늘에 이른 것이다.그 산골마을 평창,변방의 강원도가 세계의 주목을 받는다.

평창은 지난 2010년, 2014년 대회에 도전했으나 고배를 마셨다.그러나 그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또 다시 도전해 마침내 오늘의 올림픽을 열고 있다.인류의 평화와 공존을 희구하고 도전하고 모험하는 것이 올림픽의 정신이다.이런 점에서 강원도의 올림픽은 지난 20여년의 전 과정이 하나의 올림픽이었다.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것,승패를 넘어선 우정과 연대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올림픽의 본령이다.

평창올림픽은 지난 9일의 개막식을 성황리에 마쳤다.2시간 이상 야외무대에서 진행되는 개막식은 가장 큰 고민이었다.영하 20도에 가까운 추위는 동계올림픽 개최지의 상징인 동시에 올림픽 연착륙의 최대 난제였다.이런 점에서 날씨도 개막식 당시 온도가 영하 2도 안팎으로 크게 올라 대회 성공을 도왔다.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가장 큰 관문을 가뿐히 넘은 이번 올림픽은 지금 순항 중이다.

이번 올림픽은 남북 관계에도 실마리를 던져주고 있다.지난 1월 남북 고위급회담을 통해 북한의 참가가 결정되면서 반전을 가져왔다.개막식에선 남북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 입장을 했고 엊그제는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이 스위스와 첫 경기를 가졌다.8대 0으로 크게 진 것은 아쉽지만 아픔을 공유하는 것 또한 값진 경험이다.이번 올림픽이 저 성화대 항아리처럼 갈등을 녹여내는 용광로가 되길 바란다.

김상수 논설실장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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