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m 36초36’ 세계신기록 깨지지 않아
7년간 유지 ‘정상의 자리’ 부상 등 불러와
부상·부담감 등 극복 ‘은메달’ 값진 성과
“경기장서 볼수 있는 시간 있을것 같다”

빙속여제 이상화(29·강릉 스포츠토토)의 평창에서의 위대한 도전이 끝이 났다.이상화는 지난 18일 열린 여자 500m에서 37초33의 기록으로 준우승하며 아시아 최초 이 종목 3회 연속 메달 획득이라는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은메달이 확정된 순간 관중들은 모두 기립박수를 보냈고 이상화는 아쉬움과 후련함,평창올림픽을 준비하며 가슴속에 쌓아온 모든 것들을 눈물로 쏟아냈다.그는 앳된 얼굴의 여고생이던 2006년 토리노 올림픽 여자 500m에서 5위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2연패 달성,평창올림픽 은메달 등 빙판을 주름잡는 빙속여제였다.
▲ 올림픽스타 이상화
▲ 올림픽스타 이상화

#최초·최고…빙속여제 발자취

이상화에게는 언제나 ‘처음’이라는 단어가 수식어가 낯설지 않다.2010년 밴쿠버 대회 우승으로 아시아 선수 최초이자 한국 최초 올림픽 여자 500m 금메달리스트가 됐고,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2연패에 성공했을때도 아시아·한국 최초의 기록이었다.이상화의 가장 빛나는 기록은 ‘세계신기록’이다.이상화가 2013년 11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월드컵 2차 대회에서 기록한 36초36은 4시즌 연속 깨지지 않고 있다.

# 부상·부담·코스 3중고 속 질주

이상화에게 지난 7여년간 지켜온 정상자리는 오히려 ‘독’이 됐다.최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자연스럽게 무릎 부상이 따라왔고 지난해 월드컵 시리즈에서 오른쪽 종아리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으로 7년만에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이상화는 31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15조 아웃코스에서 일본의 고 아리사와 레이스를 펼쳤다.스타트는 좋았다.이상화는 무섭게 속도를 붙이며 초반 100m를 10초20에 끊으며 가장 빠른 속도를 보였다.하지만 3~4번 코스에서는 무릎이 버텨주지 못했다.4번 코너로 들어가는 순간 갑자기 왼발이 살짝 미끄러지듯 빠지면서 순간적으로 주춤했다.

이상화는 과거 아웃코스 스타트를 선호했지만, 왼쪽 무릎 부상과 오른쪽 종아리 통증에 시달린 뒤에는 마지막 곡선주로 주파에 부담을 느껴 인코스 스타트를 선호했다.

# ‘여제 이상화’ 다시볼까

이상화와 가족들은 평창올림픽이 마지막 올림픽이 될 거라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다.이상화는 각종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인 만큼 은퇴를 미루고 준비했다”며 평창 이후 은퇴를 암시해왔다.이상화의 부모도 “우리 딸의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말하기도 했다.이상화는 유럽·북미 선수들보다 열세인 체격 조건을 딛고 정상을 정복하는 과정에서 무릎 등 곳곳에서 고질적인 부상을 달고 고군분투해왔다.부상을 극복하고 평창올림픽을 준비해 온 이상화에게 2022 베이징올림픽 도전은 가혹한 일일 수 있다.

하지만 이상화는 이날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경기장에서 더 볼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기회는 있을 것 같다.은퇴라고 말씀드리기는 뭐하고 경기장에서 볼 수 있는 시간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평창올림픽 이동편집국/김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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