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류 차원 넘어 공동 개최 필요하지만 다른 사안은 신중해야

아리스포츠컵 축구대회를 통해 남북 체육교류의 물꼬를 튼 최문순지사가 2021년 열리는 9회 아시안게임과 2025년 동계 세계군인체육대회 및 동계 유니버시아드대회를 남북이 공동으로 개최하자고 제안했다.9회 동계아시안게임은 3년 뒤,유니버시아드 대회는 7년 뒤에 열리는 국제체육행사다.최지사의 이번 제안이 받아들여지면 평창올림픽을 통해 무르익은 남북 체육 교류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된다.지난 2014년 시작돼 북한과 중국을 순회하며 대회를 치른 아리스포츠컵 축구대회 이상의 역할이 기대되는 것이다.

강원도는 그동안 남북체육교류에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남북체육교류협의회와 함께 아리스포츠컵 대회를 진행한데 이어 지난 1월에는 중국 쿤밍에서 ‘2018 동계 남녀 축구 국제친선교류전’을 가졌다.이 대회에 프로축구 강원FC가 참가해 북한 여명종합축구팀과 경기를 치른 것이다.특히 남북은 이 대회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공식화 했다.앞으로의 행보도 관심을 끈다.강원도는 오는 4월 평양국제마라톤대회에 이어 6월과 10월 평양과 강원도에서 개최되는 제4회국제유소년 축구대회에 참가한다.강원도의 남북 체육교류 폭이 크게 확대되는 것이다.

주변 여건도 우호적이다.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평창 올림픽이 끝난 후 북한을 방문한다.그의 방북은 단순히 남북 스포츠 교류 확대에 머물지 않을 것이다.핵개발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북한이 국제무대에서 운신의 폭을 넓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현재 논의되고 있는 북미대화는 물론 남북대화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정치색이 배제된 체육교류가 갖는 힘이다.강원도는 바흐 위원장의 방북 과정에서 2021 동계아시안게임 남북 공동 개최 문제가 자연스럽게 논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체육교류 논의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 바흐 위원장이다.

체육교류 이외의 사안은 급하게 서두를 이유가 없다.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우물가에서 숭늉찾는 격”이라며 “주변 여건이 성숙돼야 가능하다”고 말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강원도 차원의 체육교류는 점진적으로 추진하되 금강산관광을 비롯한 경제교류는 북한의 핵개발 문제와 연계해 진행해야 한다.감정적으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낙관론도 금물이다.남북관계는 인내와 끈기가 필요하다.살얼음판을 걷듯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이런 차원에서 강원도의 역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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