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체육사에서 여성체육인들이 보여준 활약은
존경과 박수를 받을 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다”

▲ 서영주 강원도여성가족연구원장
▲ 서영주 강원도여성가족연구원장
평창동계올림픽이 성대한 막을 올리고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지난 9일 개회식 이후 강원도는 세계인이 함께 하는 축제의 공간이 되었다.어느새 세계 각국을 대표해서 출전한 선수들의 열전도 얼마 남지 않았다.올림픽은 스포츠 뿐 아니라 인류의 문화예술을 나누면서 평화와 화합,협력과 상생이라는 가치를 나누는 제전이기도 하다.메달의 가치 보다 인종과 남여노소를 넘어 세계가 하나라는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에 올림픽 개최의미는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이번 평창올림픽이 세계인에게 성공올림픽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토대 중 하나라면 ‘문화올림픽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이번 올림픽 기간 우리의 전통과 현재,미래를 아우르는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강원도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그 중 평창 올림픽페스티벌 파크에서 열리고 있는 ‘여성체육,평화의 새 지평을 열다’ 특별전의 의미는 눈여겨 볼 만 하다.여성체육 발전사를 돌아보는 전시물과 체험존으로 구성되어 여성체육인들의 올림픽 참여에 대한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사회 여성의 운동은 널뛰기,그네뛰기,강강술래 등 몇 가지 전통놀이에 국한되었다.깊은 유교적 전통에서 여성의 신체,체육활동에는 많은 사회·문화적 제약이 있었다.1890년 이화학당이 여학생 체조교육을 처음 도입했을 때 여자가 망측하게 몸을 크게 움직이는 것이 사회문제로 비화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한국 여성체육인이 최초로 올림픽에 출전한 것은 1948년 런던올림픽이었다.이화학당의 박봉식이 원반던지기 종목에 출전했는데 당시 선수단 67명 중 여성은 박봉식이 유일했다.동계올림픽의 유력종목인 피겨스케이팅,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등에서 메달리스트의 반이 여성인 오늘과 비교하면 열정과 의지의 여성체육인들이 세계로 도약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림픽의 역사는 길지만 여성 참여의 역사는 길지 않고 같은 출발선이 아닌 한참 뒤에서 힘들게 출발했다.여성체육에 대한 낮은 관심과 열악한 환경 속에서 여성체육인들은 열정과 노력으로 후대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었다.평창올림픽이라는 역사적 현장에서 우리는 유명 스포츠스타나 혹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이들 모든 선수들에게는 대회성적이나 유명세와 상관없이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한계를 극복해 나가는 열정과 노력의 결정체라는 점이다.특히 우리 체육사에서 여성체육인들이 보여준 활약은 존경과 박수를 받을 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다.평창올림픽이라는 큰 축제를 계기로 여성체육에 대한 성원과 도약의 계기가 마련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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