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광우 원주 봉대초 교사
▲ 이광우 원주 봉대초 교사
3월 2일이면 학교는 새 학기를 시작한다.조용하던 교실과 운동장은 아이들의 힘찬 소리와 씩씩한 기운으로 다시 살아나고,졸업한 6학년들의 빈자리에는 예쁜 새내기 1학년들이 들어온다.무거운 발걸음으로 높은 산을 오르듯 학교에 오는 아이들부터 콧노래를 부르며 신나게 오는 아이들까지 학교는 모든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다.첫날에는 미리 준비했던 여러 활동들을 하고 나면 긴장했던 마음과 몸이 조금 편안해 진다.그리고 다음날부터 학교에 오는 게 부담이 덜 되고 낯설음도 줄어든다.

친구들과 여러 질문을 주고받으며 서로 소개하는 빙고놀이를 한다.부끄러움이 많은 친구는 자기자리에서 가까이 있는 몇 명에게만 물어보고,활달한 친구는 교실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여러 친구들과 얘기를 나눈다.조용하고 어색했던 교실은 작은 소란을 겪고 나서 조금은 활기가 돌기 시작한다.이번에는 둥글게 의자에 앉아 ‘비빔밥’놀이를 해 본다.“비빔밥” 소리와 함께 자리에 앉아 있던 모든 아이들이 서로 옆의 빈자리를 찾아 달려간다.놀이를 하다 보니 옆 친구들과 서먹했던 마음이 많이 사라진다.그리고 차분하게 그림책 ‘지렁이 빵’을 읽어준다.친구를 위해 지렁이 모양의 빵을 만든다는 이야기로 우리들도 한 해 동안 친구들과 어떻게 지내면 좋을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마지막으로 학부모님들께 보내는 편지를 나누어 주고 첫날 첫 만남을 마무리 한다.이밖에도 이름 바꾸기,짝꿍 정하기,자기소개 놀이 등 여러 가지 첫날 만나서 할 활동과 교사의 교육철학과 한 해 학급운영을 소개하는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보여준다.

이제 며칠 있으면 새 학기 첫날이다.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아이들뿐만 아니라 교사,학부모들 모두 설레고 걱정도 많다.하지만 새롭게 만날 많을 것들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함께 학교를 희망의 교육공동체로 만들어야 한다.학교는 다른 사람들과 잘 지내는 것을 배우는 곳이며,옛날부터 지금까지 사람들이 갈고 닦은 지혜와 문화를 익힐 수도 있다.그리고 무엇보다도 친구들과 신나게 놀 수 있는 곳이다.가장 안전하고 믿음이 가는 곳이 학교가 될 수 있게 함께 애썼으면 좋겠다.

“얘들아,긴 방학동안 집에서 쉬다가 학교에 오니까 많이 힘들지? 새로운 학년과 학급에서 공부하고 생활하기 위해서는 방학동안 게을러졌던 마음과 몸을 빨리 바르게 세워야 해.그래야 새롭게 배우고 깨닫는 일을 성실하게 할 수 있어.아침에 일찍 일어나 늦지 않게 학교에 오고,옷차림이나 얼굴도 깨끗하게 하면 좋겠지.혼자 스스로 하기 힘들면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도 되고.그리고 새로운 선생님과 친구들 이름은 빨리 기억해서 이름을 불러줘.그러면 친구들을 많이 사귀게 될 거야.따뜻한 봄날에는 학교 둘레와 앞산으로 산책을 가고,비오는 날에는 우산을 쓰고 운동장을 걸으며 빗소리도 듣고,시를 쓰고,노래도 부르는 즐거운 공부도 할 거야.신나지? 학교 오는 일이 귀찮고 힘들지 않고 즐거우면 좋겠어.하지만 친구들과 다투거나 속상한 일이 있을 수도 있을 거야.그럴 때는 선생님과 부모님께 얘기를 해 주면 좋겠어.네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줄게.우리 함께 이야기 나누고 문제를 같이 해결해 나가자.그리고 꿈을 꾸자.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것,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얘들아,학교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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