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상권 잠식하며 도내 매출 ‘수도권으로’
대형마트 매출 연 2조원대 추정
지자체, 반발때만 일회성 처방
상생방안 ‘보여주기식’ 협약 뿐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유통업체들이 대형마트에 이어 기업형슈퍼마켓(SSM)을 지방 중소도시에 침투시키며 지역상권을 또다시 피폐화시키고 있다.대형마트들이 중소도시에 진출하며 지역 소상공인들을 위해 약속했던 상생합의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새롭게 진출하는 SSM은 이같은 지역상인들과의 상생 합의없이 무단으로 점포를 확장시켜 나갈 태세다.특히 대형유통점으로 인한 지역자본 수도권 유출로 지역경제가 휘청거리고 있지만 특단의 대책은 여전히 체감할 수 없다.도내 대형유통점 진출에 따른 폐해와 대책 등을 3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대형유통점들이 도내에 개설한 대형마트들이 연간 1조5000억원 넘게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이는 고스란히 지역자본의 수도권 유출로 이어지고 있다.강원도 등에 따르면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업체가 지난해 도내에서 벌어들인 연간 매출액은 2조원대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했다.2014년 대형마트 3사의 도내 총매출은 1조5694억원으로,최근 3년간 각종 기획사업과 물가상승분을 고려하면 매년 10% 내외로 성장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매출이 매년 증가하면서 수도권 등으로 유출되는 강원도 자본도 매년 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대규모 점포에 SSM까지 진출시키는 ‘유통 공룡’에 대항할 대책은 여전히 찾아보기 힘들다.전주시의 경우 지난해 대형마트로 한정됐던 지역기여 대상을 SSM까지 확대시키는 등 조례를 개정하고 나섰지만 도내에서는 이같은 규제를 시도조차 못하고 있다.더구나 최근 이마트가 춘천지역 상권에 SSM인 ‘노브랜드’를 오픈할 예정이지만 해당 지자체는 상인들이 반발하고 나서야 지역상생조정위원회를 개최,상생방안을 요구하는 등 뒷북을 쳤다.

대형유통점들이 상생방안을 마련하더라도 일회성 행사나 보여주기식 협약에 그치는 것도 문제다.도내 일부 대형마트가 상생 차원에서 강원지역 농산물 코너를 운영하고 있지만 타 시도 상품을 진열,지역제품 진열비중이 10% 안팎에 머물고 있다.또 대부분의 대형유통점들이 지역 상공회의소에 회비를 내지 않고 있어 지역상생 의지가 전혀 없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도내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가 1000억원을 벌면 수천억원대의 상권잠식 현상이 벌어진다”며 “지자체들이 적극 나서 지역내 유통상생을 위한 제도나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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