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 미세먼지 노출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들
도로 주변 하루 3시간 활동
폐지수거 노인도 상황 비슷

▲ 26일 오전 춘천 효자동의 한 도로변에서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한 70대 노인들이 역대급 미세먼지로 뒤덮힌 날씨에도 마스크 한장 없이 쓰레기 줍는 일을 하고있다.  한귀섭
▲ 26일 오전 춘천 효자동의 한 도로변에서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한 70대 노인들이 역대급 미세먼지로 뒤덮힌 날씨에도 마스크 한장 없이 쓰레기 줍는 일을 하고있다. 한귀섭
26일 오전 9시30분쯤 춘천시 효자동의 한 골목.이 주변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박모(73·여)씨의 일과는 먼지에서 시작해 먼지로 끝난다.박씨는 노인일자리사업의 일환으로 하루 3시간씩 대형트럭 등 차량이 오가는 도로 주변과 골목에서 환경정화 업무를 하고 있다.이날 춘천지역은 미세먼지 농도가 115㎍/㎥까지 치솟았지만,박씨에게 지급되는 보호장구는 단 하나도 없었다.

박씨는 “미세먼지 때문인지 눈이 따갑고 목도 아프다”며 “오늘처럼 공기가 안좋은 날에는 약국에서 미세먼지 마스크를 사서 써야하는데 한푼이 아까워 그냥 일한다”고 말했다.

곳곳을 돌면서 폐지를 줍는 노인들도 상황은 비슷하다.아침 일찍부터 수레를 끌고 집을 나선 김창석(72)씨는 하루평균 4~5시간씩 미세먼지에 매연까지 뒤섞인 도로를 돌아다니면서 폐지를 줍고 있다.김씨는 “미세먼지가 많아도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돌아다닐 수밖에 없다”며 “제대로 된 보호장구를 받아본 적이 한번도 없는데,우리도 건강하게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파란 하늘을 보기 힘들 정도로 고농도의 미세먼지가 연일 기승을 부리면서 미세먼지 취약계층의 건강권을 위협하고 있지만 이와 관련된 지원책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지난 주말부터 이어지고 있는 극심한 미세먼지는 오는 28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이처럼 고농도의 미세먼지가 건강취약계층을 위협하고 있지만 관련 지원책은 더디기만 하다.

도 관계자는 “다음달 각 시·군별로 실시되는 폐지노인 안전관리망 구축과 연계,미세먼지 취약계층 보호지원을 위해 마스크 등을 단계적으로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이종재·한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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