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지역 4년간 전국 최고
세계보건기구 기준 33배
배출 기준·원인 파악 전무

봄철 고농도의 미세먼지가 중요한 환경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1군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의 대기 중 농도가 도내에서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특히 벤조피렌은 특정유해물질로만 지정된 채 배출기준 자체가 없어 원인 파악도 안되는데다 지자체 관리권한도 없는 등 시민건강권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4일 오후 4시쯤 춘천시 석사동의 종합대기측정소.지난 2013년 새로 신설된 이곳 측정소는 1군 발암물질인 벤조피렌 수치가 최근 4년간 전국 최고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지난해 측정된 벤조피렌 최고농도는 4.01ng/㎥로,세계보건기구(WHO) 기준(1㎥당 0.12ng)보다 33배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춘천 석사동은 주거지역에 속하지만,지난해 벤조피렌 수치(1.32ng/㎥)는 석탄화력발전소가 있는 여수(0.31ng/㎥)보다는 4배이상,전국 2위를 기록한 청주 오창산단(0.55ng/㎥)보다도 2배 이상 높았다.이와함께 도내 측정소가 설치된 양구지역도 최근 3년간 측정된 벤조피렌 수치가 WHO 기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나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양구지역 벤조피렌 수치는 2014년 0.22ng/㎥,2015년 0.35ng/㎥,2016년 0.25ng/㎥ 등으로 측정됐다.

그러나 특정유해물질로만 지정돼 있고,국내 배출량 기준이나 대기농도 기준은 따로 설정되지 않아 별도의 원인 조사 조차 이뤄지지 않는 등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다.이 때문에 주거지역인 춘천 석사동의 벤조피렌 수치가 고농도로 측정된 원인은 파악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자 시민들의 불안감은 커져만 가고 있다.정모(43·춘천 석사동)씨는 “주택밀집지역 대기환경에서 1군발암물질 수치가 전국 최고라는 사실에 가족모두 충격을 받았다”며 “더구나 실태나 원인 파악조차 되지 않아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하니 불안감이 더 크다”고 말했다.황인철 녹색연합 녹색사회팀장은 “환경부는 특정유해물질로 지정만 해놓고 기준 자체는 마련하지 않아 1군 발암물질이 어디서 왜 나왔는지 알지도 못하고 있다”며 “미세먼지 뿐만 아니라 발암 등 유해성이 큰 각종 오염물질들을 고려한 관리와 대기환경 종합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화석연료가 불완전 연소할 때 나오는 벤조피렌은 WHO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이다. 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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