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거 81주기 기념 단행본 출간
작품특성 재해석 연구물 담겨
톨스토이 등 문학적 비교 눈길
문학정신 계승한 콘텐츠 수록

‘감정’을 키워드로 들여다본 김유정(사진) 작가의 문학세계는 어떨까.김유정학회(회장 임경순)가 김유정 서거 81주기를 맞아 펴낸 ‘김유정 문학의 감정 미학’은 강헌국 고려대 교수를 비롯한 연구자 9명이 문학이 재현하고 창조하는 가장 인간적인 요소인 ‘감정’에 주목해 김유정의 문학세계를 연구한 책이다.

연구자들이 김유정의 작품이 재현하고 창조한 여러 감정들에 공감하며 작업한 결과물이 ‘김유정 문학의 감정’ ‘김유정 문학의 사랑’ ‘김유정 문학의 성과 속’ 등 3부에 걸쳐 담겼다.

특히 ‘성과 속’을 주제로 한 3부에는 돈과 음식 그리고 성(性)을 주제로 김유정의 문학세계를 새롭게 해석한 흥미로운 연구물이 실려 시선을 사로잡는다.강헌국 교수는 ‘김유정,돈을 위해’라는 글에서 김유정의 거의 모든 소설이 돈과 관련돼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그는 당대 소설의 일반적 경향이 돈의 부정적 속성을 비판하고 있는 것과 달리 김유정 소설에서 돈은 현실적 결핍을 파악하게 하는 계기이자 동시에 희망의 계기로 작용했다는 새로운 해석을 제시한다.

춘천 출신인 김유정과 평창 출신인 이효석 작가의 작품 특성을 비교 제시하는 연구도 눈길을 끈다.이미림 강릉원주대 교수는 ‘김유정·이효석 소설의 음식과 성 비교 고찰’을 통해 김유정과 이효석의 소설에 나타난 ‘음식과 성’을 19세기 러시아문학의 대표 작가 도스토옙스키와 톨스토이와 비교한다.

▲ 김유정 문학의 감정 미학   김유정학회
▲ 김유정 문학의 감정 미학
김유정학회
이 교수는 김유정 소설에서 ‘음식과 성’은 폭력적이고 공격적인 특성이 강해 육식성을 특징으로 하는 도스토옙스키 문학과 닮아 있는 반면 이효석 소설에서 ‘음식과 성’은 관능적이고 성장소설적인 특징으로 나타나기에 톨스토이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해석한다.

마지막으로 4부 ‘김유정과 문화 콘텐츠’에는 김유정의 문학정신을 현대 문화 콘텐츠로 계승하는 네 편의 작품이 실렸다.소설가인 전상국 김유정문학촌장은 ‘춘천 아리랑’을 통해 김유정의 대표작 ‘동백꽃’의 후속 이야기를 들려주며 박세현 시인은 ‘김유정역’이라는 공간을 매개로 현실과 가상을 넘나들며 김유정과 그 시대 인물들과의 만남을 형상화한 시 ‘김유정역 갑니까’를 선보인다.소설가 우한용과 이덕화는 각각 ‘유정/무정’과 ‘하늘 아래 첫 서점’을 담았다.

한편 김유정학회는 매년 학술 연구 발표회와 세미나를 열고 연구 결과를 담은 단행본을 출간하고 있다.

김유정학회의 일곱 번째 단행본인 ‘김유정 문학의 감정 미학’은 앞서 지난달 29일 김유정의 81주기 기일을 맞아 헌정됐다.소명출판 355쪽 2만7000원.

최유란 cyr@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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