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봉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
▲ 김기봉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백범 김구 선생은 문화의 힘을 역설했다.평창겨울올림픽 때 북한 예술단 공연,개·폐회식에서 보여준 예술의 힘,남한 대중예술단의 북한 공연.역사적인 판문점에서의 남북정상회담 때 설치된 미술 작품과 영상쇼 등을 통해서 전 세계에 우리 예술과 문화의 힘을 발신하였다.잠시나마 그 예술이 주는 감동과 문화의 힘으로 우린 행복했다.

하지만 예술과 문화가 남북이나 세계 무대에서만 빛나는 것은 아니다.우리 일상의 삶과 지역 사회에서도 예술문화는 얼마든지 용기가 되고 힘이 될 수 있다.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고,어디서든 예술 감상과 향유가 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다.다만 바쁘다는 이유로,먹고 사는 문제가 먼저라는 생각 때문에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식으로 미루어 놓았었다.조금만 시간을 내서 지역에서 벌어지는 예술 행사에 참여해보자.처음이 힘들지 익숙해지면 예술로 내 삶이 풍요로워지고 따뜻해지며 세상이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참으로 세상을 이렇게도 해석할 수 있구나 등 여러 생각이 들게 될 것이다.다르다는 것 때문에 편 가르는 것이 하찮은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 줄 것이다.예술은 다르기 때문에,새롭기 때문에 가치가 있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블랙리스트진상조사위원회는 지난 8일 블랙리스트 진상조사를 발표했다.오는 16일에는 문화부와 새문화정책준비단이 ‘문화비전2030-사람이 있는 문화’를 발표한다.이어 17일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혁신TF위원회가 ‘혁신보고서 공청회’를 개최한다.이제서야 비정상이 정상화되기 시작한다.예술을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는 이유로 배제하는 것은 반문화적인 행위며 헌법에 있는 표현의 자유,예술의 자유를 위반하는 반헌법 국가범죄였다.잘못한 것을 조사하고 벌주어 다시는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정부의 일이다.하지만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예술과 문화가 가지는 힘을 제대로 깨닫고 함께 나누는 것이다.그런 점에서 문화비전의 구호가 ‘사람이 있는 문화’라는 점에 주목하고자 한다.

‘사람이 있는 문화’가 문화비전의 가치와 방향을 한 마디로 상징하는 주장이라고 한다면,지금까지의 문화정책에서는 ‘사람’이 잘 보이지 않았거나 중요하게 다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지역에 많은 문화시설과 공간이 만들어졌다.그리고 이 순간에도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축제와 문화행사들이 개최되고 있다.이 모든 것이 자치단체장의 ‘숙원사업’이라는 이름과 성과로 포장되기 위해서 치러지는 선심성,과시적 행위라고 한다면 그것은 목적 없는 해프닝일 뿐이다.감동도 없고 지속가능하지도 않다.주민들의 혈세를 함부로 쓰는 잘못된 자치행정일 뿐이다.

그런 점에서 주민이 원하고 주민과 함께 하는 ‘사람 있는’ 문화예술 행정이 필요하다.그리고 그런 일을 할 사람들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많이 선출되길 바란다.예술을 아는 단체장이나 지방의원들이 많을수록 우리 사회는 풍요롭고 아름다워질 것이다.그런 점에서 백범이 꿈 꾼 문화로 아름다운 나라는 남북 평화 공존과 함께 지금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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