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갈수록 깊어지는 사랑… 특별한 생명의 선물

▲ 전미라씨 가족 막내 아들 예건군의 첫 돌을 맞아 자녀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 전미라씨 가족 막내 아들 예건군의 첫 돌을 맞아 자녀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이달 막내 예건이가 태어난지 꼭 1년이 됐다.막내 출산할 때쯤 다들 나에게 이런 질문을 했었다.

“4째는 쉽게 낳겠죠?” 출산 전까지 그저 알 수 없는 얄궂은 미소로 답했지만 지금 누군가 그 질문을 한다면 난 꼭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애 낳는 건 다 쉬운 일이 아니라고,절대 거저 키우는 것도 아니라고.자식이 한 명이면 한 명인 대로,두 명이면 두 명인 대로 힘들다고.그러나 한 명으로 속 끓이면 다른 한 명으로 웃기도 하고,두배 넘게 힘들어도 기쁨과 감사의 마음도 두배 이상이라는 것은 셋째 예린이를 낳고 나서야 알게된 사실이다.

그래서 옛말이 빗나가는 것이 없나보다.내려갈수록 사랑이 깊어지는 내리사랑 말이다.

그 말은 우리 부부에게도 해당된다.아이를 낳아 볼수록,나이가 들수록 아이의 웃음은 참 많은 의미를 담고 있으니 말이다.사실 불혹이 넘은 나이에 돌쟁이를 업고 다니는 것은 너무 과한 욕심이겠지만! 그래도 하나님께서 주신 특별한 생명의 선물은 감사로 받아야 하는 것이다.부족하고 부족한데 귀한 생명을 맡겨주셔서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하늘이 주신 선물 풀어보는 출산일 당일 내가 출산 고통의 막다른 길목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나의 주인에게 따져 울부짖어야 하는데 진통이 오면 새우자세가 되어 숨도 제대로 못 쉬면서 시편 23편을 되새기고 또 되새겼다.‘사망의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 아니하는 마음’
 

▲ 막내 아들 예건군.
▲ 막내 아들 예건군.

진땀에 온몸이 싸늘해졌던 날이 축제의 날로 바뀌는 날이 바로 첫돌이다.나름 계속 고민하고 준비해도 정작,하루 이틀 전에 다 취소하고 싶은 마음이 열 가닥은 되었다.늘 감사하다가도 막상 시간이 다가오니 역시,만만치않은 것이 막내아들 일생의 첫 생일맞이다.잔치할 돈으로 가난한 사람 돕는 유명인도 있고 신혼여행비 줄여서 좋은 일 한다는데 나도 그래야 할까? 첫 번째 고민이다.둘째만 가족끼리 모여서 식사하고나니 늘 미안함이 있는데 이참에 막내까지 그냥 지나가면 둘째랑 막내에게 미안해지니까 미안함이 덜어져서 나뉠까? 두 번째 고민이다.

세 번째 고민은 돌잔치로 식사를 준비했는데 아무도 안 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였다.나의 정신 흐트러짐은 곧 집안일로 표가 났다.여기저기 정리해야 하는 장난감과 책,옷장으로 넣어달라는 빨래들이 빨리 일하라고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육아와 살림에 지쳐 나는 늙어가는데 방긋 방긋 웃는 막내의 얼굴을 마주하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난다.이제는 슬슬 말귀도 알아들어 “기저귀 갈자?”고 하면 알아서 기저귀를 챙겨오는 센스까지 장착했다.

막내는 역시 막내다.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소소함에서 엄마는 감탄하고 칭찬을 과하게 하니 형님,누님들의 질투심을 유발할 정도다.그런 막내가 돌잔치를 하기 이틀 전부터 열이 나기 시작한다.병원에 다녀오니 중이염이란다.신생아부터 중이염으로 고생하던 아들이 여지없이 돌치레를 한다.그래도 1년 동안 큰 병 없이 건강하게 자라줘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첫째 아들은 돌 무렵 급성폐렴으로 일주일간 집에만 있었는데…. 넌 그래도 중이염이니 다행이다.평소에는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일상의 감사가 모여 한해가 가고 또 한해의 문턱에 왔다.여전히 난 넷째 키우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전미라·춘천 퇴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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