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급식종사원 폭염 속 근무현장
위생모·앞치마 체감온도 55도
무더위 속 노동력 부족까지 겹쳐
안전매뉴얼 준수 못하는 경우도

▲ 16일 춘천의 한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조리사가 420명분의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뜨거운 대형 가마솥 앞에서 일하고 있다.  김명준
▲ 16일 춘천의 한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조리사가 420명분의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뜨거운 대형 가마솥 앞에서 일하고 있다. 김명준
“찜질방에서 음식한다고 보면 됩니다.”

연일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일선학교 급식 조리종사원들은 ‘찜통 조리실’에서 매일매일 아이들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16일 오전 10시쯤 춘천의 한 초등학교 조리실.학생과 교직원 등 420여명에 달하는 점심식사를 준비하느라 쉴새 없이 움직이는 조리사 5명의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이들은 철저한 위생관리를 위해 위생모와 앞치마,장갑까지 착용한 채 100도가 넘는 가마솥 앞에서 뜨거운 음식을 조리하며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가 최근 조리 시간,세척 시간 급식실 온도를 측정한 결과 튀김 요리를 할 때 작업자 주변 온도가 44도,세척실 주변은 51.6도까지 올라갔다.

이 학교 조리실 내부에는 에어컨 2대가 가동되고 있었지만 체감온도가 55도까지 치솟는 ‘찜통 조리실’에서 일하는 이들의 더위를 식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이날 춘천의 낮 최고기온은 34도를 기록했다.무더위 속 부족한 노동력이 이들을 더 지치게 하고 있다. 급식소 조리원 5명이 420여명의 식사를 준비하고 급식실을 관리하다보니 안전 매뉴얼을 지키지 못할 때가 많다.지침상 5㎏ 이상 물건은 두 명이 운반하게 정해져 있지만 촉박한 급식시간을 맞추다보면 20㎏에 달하는 밥솥이나 10㎏가 넘는 쌀도 한 사람이 운반해야 하는 상황이다.이 학교는 기존에는 20㎏의 쌀을 구입했으나 부족한 인원으로 조리원 혼자 운반해야하는 일이 빈번해지자 10㎏ 쌀로 바꿔 들여오고 있다.

조리사 A씨는 “무더운 날씨 속 화장실 갈 틈도 없이 하루 8시간을 꼬박 찜통같은 조리실에서 일해야 한다”며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고,식중독 우려까지 걱정해야 하는 여름철 학교 급식실은 노동강도가 가장 높은 곳 중 하나”라고 말했다.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강원지부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여름철 폭염으로 쓰러지기 전에 학교 급식실 안전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한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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