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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산책] 행복으로 가는 길 ‘평생학습’

이용춘 2018년 07월 20일 금요일
▲ 이용춘 원주우체국장
▲ 이용춘 원주우체국장
비오는 어느 날 새벽 우산을 쓰고 강릉 선교장(船橋莊·배다리집)을 찾았다.물론 관람시간이 아니어서 담장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았다.맑은 물은 근원으로부터 끊임없이 흐르는 물이 있기 때문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활래(活來)에서 이름을 붙인 활래정을 비롯하여 선교장 본채 전경 등이 보였다.월하문 기둥에 쓰여있는 ‘鳥宿池邊樹(조숙지변수) 僧敲月下門(승고월하문),새는 연못가 나무숲으로 잠자러 들어가고 스님은 잠자리를 찾아 달 아래 문을 두드린다’란 문구가 눈길을 끌었다.이 주련은 당나라 문인 가도가 ‘문을 민다(推)’와 ‘문을 두드린다(敲)’ 중에 어떤 시어가 더 나을지 고민에 빠져 있는데 당시 고관이자 대문장가인 한유가 곁을 지나다 ‘고’가 더 낫다는 조언을 했다는 에피소드를 가지고 있다.글을 지을 때 문장을 가다듬는다는 뜻을 가진 ‘퇴고(推敲)’가 생겨난 유래이다.

선교장의 주인은 ‘늦은 저녁 이곳을 찾았다면 망설이지 말고,문을 두드리고 쉬었다 가라’는 뜻으로 이 주련을 썼다고 하며,으리으리한 저택을 보면 발길을 돌릴까 싶어 대문을 작게 만들었다니 집주인의 너그러운 성품과 배려심이 느껴졌다.선교장 안팎에 예쁜 꽃이 많이 피어있었다.그런데 그 꽃 이름을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것처럼 알지 못하니 갑갑했다.꽃 이름을 알았다면 그날의 선교장 구경이 훨씬 더 재미있고 값졌으리라.그동안 주위에 있는 꽃을 보고 그냥 예쁘다고만 여겼지 이름이나 특징을 알려고 하지는 않았다.시인 김춘수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고 했다.내가 꽃의 이름을 알고,불러줄 때에야 비로소 나에게 의미가 있는 꽃이 되는 것이다.이제 쉽게 만나는 꽃이나 풀,나무도 그냥 지나치지 말고 하나하나 알아가야겠다.

지금은 백세시대이다.이십 중반까지 학교에서 배운 지식만 가지고는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무기력해지기 십상이다.‘요람에서 무덤까지’ 배우고 변화하고 적응해야하는 평생학습의 시대가 되었다.평생학습하면 전문적·체계적으로 공부하여 각종 자격증을 취득하는 학습이나 지적수준을 높이는 엘리트학습을 생각하기 쉽다.자기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학습도 필요하나 평생학습은 무엇보다도 학습에서 행복을 느껴야하고,행복만 느낄 수 있다면 어떤 분야도 좋다고 생각한다. 가령 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술의 유래,조제절차와 방법,그리고 술 관련 역사나 문학 등을 공부하면 되고 꽃을 좋아하는 사람은 주위에 널려있는 무수한 꽃의 이름,꽃말,생태 등을 공부하면 된다.혼자서 할 수도 있고,관심 분야가 같은 사람들과 그룹을 구성해 공부하면 훨씬 재미있고 효율적일 수 있다.대학이나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평생교육 등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중요한 것은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를 골라 지속적으로 학습하는 것이다.세상은 넓고 공부할 것은 많다.2500년 전 공자는 이미 ‘배우고 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悅乎)’라고 하면서 평생학습의 당위성을 갈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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