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부터, 부모소득 관계없이’ 보육원·공립유치원 무료
비젠시 폐교 리모델링 활용
육아지원센터 5곳 설치 운영
보육지원 강화 저출산 극복
오카야마시 지역특성 반영
육아센터 전문강사까지 지원

일본의 합계출산율은 2017년말 기준 1.43명이다.우리나라는 이 보다 크게 떨어진 1.05명에 불과하지만 ‘저출산의 재앙’을 크게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일본은 이미 1980년대부터 적극적인 인구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지역소멸의 위기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이 때문에 저출산 극복대책은 전 국민적으로 ‘보편적인 복지’로 인식되면서 각 지자체 마다 지역특성과 실정을 고려한 다양한 ‘맞춤형 공보육’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일본 오카야마현 자치단체를 찾아 아이와 부모를 위한 보육정책을 알아봤다.
 

▲ 육아지원센터, 부모 취미프로그램도 제공 부모들을 위한 취미프로그램과 육아정보를 제공하는 오카야마시 미나미가타 육아지원센터는 지역 육아커뮤니티의 거점역할을 수행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오카야마시/김명준
▲ 육아지원센터, 부모 취미프로그램도 제공 부모들을 위한 취미프로그램과 육아정보를 제공하는 오카야마시 미나미가타 육아지원센터는 지역 육아커뮤니티의 거점역할을 수행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오카야마시/김명준

■ 오카야마현 비젠시 공보육

일본 오카야마(岡山)현 남부에 위치한 비젠(備前)시는 인구 3만3000여명 수준의 소도시다.고성이나 양양과 비슷하게 산과 바다를 접하고 있는 자연환경과 도시규모를 갖추고 있다.비젠시도 일본 여느 도시처럼 저출산과 젊은 층의 유출로 지역소멸의 위기감을 겪고 있는 지자체 중 한곳이다.

비젠시는 지난 2015년부터 지역맞춤형 저출산·인구대책으로 주목받고 있다.현재 일본 정부는 부모들의 소득수준이나 둘째 아이 이상을 대상으로 보육원·유치원 비용을 지원하고 있는 데 반해 비젠시는 지원대상을 지역에 거주하는 모든 아이로 확대,육아에 따른 보육비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즉 첫 아이부터 부모소득과 관계없이 보육원이나 공립 유치원 등에 무료로 보낼 수 있도록 파격적인 지원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비젠시는 또 젊은 부부의 주거안정과 인구유입효과를 위해 집세 보조사업도 펼치고 있다.지역 내 100여세대가 월 최대 4만엔을 지원받고 있어 인구유출을 억제하면서 출산율을 높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비젠시의 또하나의 공보육 정책은 폐교를 활용한 육아지원센터 운영이다.저출산으로 아이들이 줄고 인구가 감소하면서 학교가 문을 닫자 이 시설을 육아지원센터로 리모델링했다이 같은 시설을 모두 5곳에 설치했다.거주지 인근지역에 아이들을 무료로 쉽게 맡길 수 있어 부모들의 호응이 높다.이 같은 적극적인 보육시설 확충으로 지역 내 보육원을 들어가기 위해 대기하는 아동은 단 한명도 없다.

이처럼 지역맞춤형 보육시책이 알려지면서 최근들어 10여 가정이 외지에서 이주했을뿐 만 아니라 인구유출도 크게 감소하고 있다는게 비젠시의 설명이다.파격적인 보육시책이 장기적으로는 인구증가로 이어져 세수입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비젠시 관계자는 “보육시설 전면무상화는 일본 정부시책으로 반영될 예정”이라며 “보육지원강화는 저출산과 결혼기피현상을 극복하고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가장 중요한 시책”이라고 말했다.

 

 

 

■ 오카야마시 육아지원센터

오카야마현의 수부도시 오카야마시는 인구 72만명의 대도시 중 한 곳이다.하지만 저출산과 인구문제는 소도시 못지 않게 고민거리다.이 때문에 가장 먼저 제시한 보육대책이 ‘육아지원센터’의 활성화이다.오카야마시는 지역 내 지난 2002년부터 모두 25곳에 육아지원센터를 설치,운영하고 있다.시설 중 3곳이 직영이고 22곳을 위탁으로 운영하면서 지역특성에 맞는 육아프로그램과 지역주민의 만남의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센터 곳곳에 “언제든지 놀러오세요”를 강조하며 육아정보를 원하는 주민 누구나 쉽게 방문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센터는 연중 부모들의 발길로 북적인다.특히 6개월이상부터 만 5세이하의 아이들의 보육과 유치원을 통합한 ‘어린이원’이 함께 운영되면서 아이들과 함께 한 공간에서 보낼 수 있는 장점도 있다.여성의 사회진출과 경력단절 극복에도 육아지원센터의 역할은 클 수 밖에 없다.이 같은 센터의 기능은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와 일부 지자체에서 ‘꿈자람 놀이터’ 등의 명칭으로 일부 시설이 운영되거나 한창 운영을 준비 중이다.

시는 센터 프로그램운영을 위해 직영 기준으로 한곳당 800만엔 가량을 보조하고 전문강사도 지원하고 있다.오카야마시 관계자는 “육아지원센터의 기능이 활성화되면서 지역사회의 보육이 가정에서 사회로 확대돼 부모들의 육아고민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오카야마시/박창현·김명준

“지역 육아 커뮤니티 역할, 독박육아 해소”
오카야마시 미나미가타 육아지원센터

[인터뷰] 난바 요우코 센터장

 

▲ 난바 요우코 센터장

#육아지원센터 설립이유와 역할은.

“해마다 심각해지는 저출산의 핵심원인 중 하나는 ‘독박육아’를 들 수 있다.주로 사회적고립과 경력단절에 대한 두려움이 비혼과 비출산으로 이어지고 있다.이를 지역사회가 육아공동체를 통해 극복해 나가기 위한 공공서비스 기능이 육아지원센터라고 할 수 있다.지역 내 부모들이 센터를 방문해 육아정보를 습득하거나 강습회에 참여하고 있다.센터에는 보육원과 유치원을 통합한 공립 ‘어린이원’이 함께 운영되고 있다.아이가 어린이원을 다니지 않아도 누구나 센터에서 다양한 정보를 얻어갈 수 있다.지역주민의 교류와 보육의 거점기능을 맡고 있다.”

# 센터 기능은.

“전문 보육교사가 상주하며 육아프로그램을 연중 운영한다.시가 예산과 강사를 지원하고 있어 프로그램 강습비는 무료이거나 실비 수준이다.누구든지 자유롭게 이용하며 ‘독박육아’의 고통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가능한 육아정보를 교류하며 지역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 센터와 어린이원의 운영방식은.

“지난 한해동안 센터방문자는 3세미만 아동 4700여명,3세이상 1300여명,부모 5200여명 등 총 1만1278명에 달했다.센터와 함께 운영되는 어린이원은 방 13개와 강당,수영장을 갖추고 있다.연령별 20~30명 가량 다니고 있다.직원은 상근직 40명을 비롯 모두 67명이 근무한다.보육료는 둘째아이는 절반,셋째아이 이상은 무상으로 다닐 수 있다.센터와 어린이원의 관리와 담당자는 각각 별도 지정돼 있지만 상호 필요인력과 시설을 활용하면서 유기적으로 운영되고 있다.어린이원에 아이를 맡긴 부모들이 육아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와 사회적 고립를 해소하고 있다.” 일본 오카야마시/박창현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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