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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시선] 묘 벌초의 새로운 문화

김영회 2018년 08월 07일 화요일
▲ 김영회 춘천시산림조합장
▲ 김영회 춘천시산림조합장
E.H.Carr.(에드워드 핼릿 카)는 역사란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표현했다.인간사회의 끊임없는 변화를 전제로 역사는 형성되는 것이며 역사란 과거사회를 그 연구대상으로 하지만 그가 속한 시대와 사회의 제약을 받기 때문에 그 시대와 사회의 가치관을 반영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현재 한국사회의 장례문화가 많은 변동을 겪고 있다.과거 중시되는 매장문화는 점차 축소되고 화장문화가 자리잡고 있다.장례통계에 따르면 2017년 현재 화장비율이 84.2%에 달한다고 한다.화장문화로의 변화는 또한 제례의 형식과 절차,규모를 변화시켰고 묘를 관리하는 벌초 등의 장례이후 관습에도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요즘 우리의 장례문화가 화장중심으로 많은 변화를 겪고 있지만 아직도 매장문화가 계속되고 있다.이때쯤이면 조상을 매장하여 묘지를 소유한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벌초걱정을 하게 된다.벌초의 기원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으나 유교의 관혼상제에서 시제와 묘제를 언급하고 있고 특히 성리학에서 묘제를 중시하는 부분 등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대한민국 사회에 유교가 보급되면서 벌초를 하는 관습도 같이 도입된 것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

과거에는 특정 성씨 집단이 집성촌을 이루고 있었고 보통 3대 이상이 함께 사는 대가족인 경우가 많았으므로 벌초를 하는 것 자체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었다.하지만 현재 한국사회에서는 가까운 친척이라 해도 멀리 떨어져 살고 있고 핵가족화가 진행된 상태라 벌초 자체를 안 할 수 없는데 적은 인원으로 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 되었다.또한 벌초를 하면서 사고가 많이 발생하게 된다.예초기 조작이 미숙해 예리한 칼날에 다치기도 하고 각종 벌의 공격을 받아 또는 뱀에 물려 응급실에 실려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따라서 최근에는 벌초를 전문기관에 맡겨 대행하는 것이 새로운 추세로 정착되고 있다.산림조합은 벌초 전문 대행기관으로 수년전부터 묘지 소유자로부터 벌초대행을 위탁받아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해마다 위탁하는 숫자가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에는 수백기의 묘를 벌초했고 더욱이 지역주민을 중심으로 자체 영림단을 구성해 벌초 대행을 시행함으로써 고용창출의 효과를 더하고 나아가 지역사회에서의 역할을 다하기위해 노력중이다.또한 벌초시 GPS를 이용해 묘의 정확한 위치와 넓이를 측정하여 소유주에게 안내하는가 하면 벌초 전·후의 사진을 인터넷을 이용해 전송함으로서 묘지 소유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노력을 다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다만 기성세대는 정성과 경애라는 숭배심이 부족할 것 같다는 서운한 마음에서 벌초대행을 망설이지만 추석 차례도 외국으로 여행을 가 현지에서 지내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인식됨을 생각하면 벌초에 대한 새로운 변화도 당연한 것 아닌가 싶다.장례문화가 화장식으로 신속히 변화해가듯 벌초문화도 전문 대행기관으로의 신속한 변화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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