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시대 사찰 선림원 흔적
삼층석탑 등 보물 남아있어
자연휴양림 7㎞ 트레킹 코스
수령 50년 이상 활엽수 울창
폭포·불바라기 약수터 만끽

▲ 양양 미천골 계곡.
▲ 양양 미천골 계곡.
좀처럼 수그러들 것 같지 않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요즘.무더위에 지친 심신을 달래기에는 북적이는 피서지 보다는 역시 계곡이 딱이다.백두대간에서도 단풍이 곱기로 유명한 양양군 서면 황이리 미천골 계곡은 가을단풍도 좋지만 한여름에도 시원한 계곡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피서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무더위 속에서도 코끝으로 불어오는 바람속에서 느껴지는 가을과 첫 인사하기 좋은 곳,양양 미천골을 소개한다.


▲ 미천골 선림원지.
▲ 미천골 선림원지.
#천년의 역사를 품은 선림원지


미천골은 이름부터가 독특하다.미천골 계곡에는 통일신라시대 법흥왕 때 순응법사가 창건한 ‘선림원’이라는 사찰이 있었다고 한다.

고려 말에 대홍수와 산사태로 폐사됐다는 선림원은 당시 그 규모가 얼마나 컸던지 끼니때마다 하얀 쌀뜨물이 내를 이루며 골짜기로 흘러 내렸다고 한다.‘쌀 미(米)’에 ‘내 천(川)’,즉 ‘쌀이 흐르는 계곡’이라는 뜻의 미천골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사연이다.

한 때 골짜기로 쌀뜨물이 흐를 정도로 융성했던 선림원은 현재 그 규모를 짐작키 어려울 만큼 작은 흔적만이 있다.지난 2015년에는 통일신라시대 최대·최고의 불상으로 추정되는 신라 금동불이 발견돼 화제를 모았던 선림원지에서는 높이 5m의 삼층석탑(보물 제444호)과 석등(보물 제445호),홍각선사탑비(보물 제446호),부도(보물 제447호) 등 4개의 보물도 만날 수 있다.

▲ 미천골
▲ 미천골
#힐링 트레킹


미천골자연휴양림은 길이가 7㎞에 달한다.미천골 자연휴양림에서 임도를 따라 옛 영광을 간직한 선림원지와 곳곳의 크고 작은 폭포를 지나 약 4.8㎞를 걸으면 불바라기 약수터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지에 위치해 있다는 불바라기 약수는 물맛이 무척 강해 뜨겁게 느껴질 정도여서 이름 붙여진 약수터다.철분이 많이 섞여 있어 주위가 붉은 빛으로 물든 약수터 주변에는 높이가 30여m에 달하는 황룡·청룡폭포가 있어 운치를 더한다.

미천골 계곡에는 여름속의 겨울,얼음골도 있다.황이리 계곡에서 1.3㎞가량 떨어진 야산에 위치한 얼음골은 관광객들은 물론 주민들 조차 잘 모르는 곳이어서 길을 아는 현지인의 도움 없이는 좀처럼 찾기 힘들다.수십년 묶은 천연림이 뿜어내는 맑은 공기로 삼림욕을 즐기고 불바라기 약수 한 잔으로 머릿속까지 상쾌해진다면 북적이는 피서지와는 또다른 느낌의 힐링이 될 것이다.

▲ 피서객들이 휴양림에서  독서를 즐기고 있다.
▲ 피서객들이 휴양림에서 독서를 즐기고 있다.
#자연휴양림


지난 92년 문을 연 미천골 자연휴양림은 산림청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가 추천하는 자연휴양림으로 선정될 정도로 울창한 산림과 자연생태계가 잘 보존된 청정환경을 자랑하고 있다.수령 50년 이상의 박달나무,참나무,피나무,단풍나무,물푸레나무,자작나무 등 다양한 수종의 활엽수가 울창하고 기묘한 형상의 암반 사이로 흐르는 맑고 긴 계곡도 자랑거리다.

휴양림에는 야외교실,다목적광장,어린이놀이터,정자,약수터,물놀이터,족구장 등도 이용할 수 있다.미천골자연휴양림은 깊은 계곡과 울창한 산림 속에서 고요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다 보니 항상 인기가 많다.휴양림 내 산림문화휴양관과 숲속의 집,야영장, 오토캠핑장 등 다양한 숙박시설들은 일찌감치 예약이 마감된다고 한다.미천골에서 숙박을 함께 즐기고자 한다면 사전에 계획을 짜두는 것이 필수다.

최 훈 choihoon@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