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살아가는 대부분
광복의 의미 잘 알지 못해…
그저 일제 폭압서 벗어난 날,
하루 쉬는 그런 날로만
인식하며 살아가는 이 많아

▲ 이종호 광복회 강원도지부장
▲ 이종호 광복회 강원도지부장
올여름은 111년 만의 폭염으로 유난히도 덥다.무더운 8월에 우리가 잊고 있는 것이 있다.일신의 안락함과 부귀영화를 제쳐두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수많은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이다.이들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광복절이 있다.8·15광복은 연합군에 의하여 그냥 얻은 선물이 절대 아니다.그러나 오늘을 살아가는 대부분 사람들은 광복의 의미를 잘 알지 못한다.그저 일제의 폭압에서 벗어난 날,달력위의 빨간 글씨로 하루 쉬는 그런 날로만 광복절을 인식하며 살아가는 이가 많다.

1945년 8월 15일은 우리나라가 일제로부터 빼앗긴 땅과 주권을 되찾은 날이다.하지만 우리 민족이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떻게 광복이 되었는지 아는 이는 드물다.또 누가 어떤 사람들이 민족자결의 이념을 바탕으로 스스로 독립한 국민국가를 건설하고 종속적인 지위에서 벗어나 자립을 위해 헌신하였는지를 공부하고 기억하는 이도 거의 없다.조금 안다 해도 미국이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하면서 일본이 항복했기 때문에 부수적으로 얻어진 해방이라고 생각한다.독립운동가도 국가나 민족을 위하여 몸 바쳐 일한 소수의 지사(志士) 이야기로 치부하는 사람이 대다수이다.항일 독립운동의 역사조차 정확히 모르는 채 오늘을 살아가는 세태,이 슬픈 현대인들의 자화상은 광복 일흔세 돌에 돌아보는 참으로 가슴 시린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1943년 12월 1일은 이집트 카이로에서 미국·영국·중국 등 3개국의 정상들이 모여 11월 22일부터 26일까지 군사회의를 하고 내용을 발표한 카이로 선언일로 당시 100여개 식민지 민족들이 활발히 독립운동을 전개하면서 연합국에 전후 독립을 보장받기 위해 전력을 다 했지만 카이로 선언에서는 유일하게 ‘코리아’의 독립만 공동으로 보장돼 전 세계에 공포된 매우 뜻 깊은 날이다.카이로선언문 끝에 “조선 민중의 노예 상태에 유의하여 적당한 시기에 조선이 자유롭고 독립적인 국가를 만드는 것을 결정한다”는 내용이었다.정말이지 꿈같은 일이었다.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단 말인가.누가 어떻게 어떤 방법을 동원했기에 당시로써는 그 이름도 생소한 이집트 카이로에서 그것도 일본과 전쟁 중인 미국과 영국, 중국 정상들이 모여서 대한민국의 독립을 보장할 수 있단 말인가.

선열들이 독립운동을 하지 않았어도 카이로 회의가 개최될 때 가만히 앉아 기다리기만 하고 있었어도 연합국이 독립을 보장해 주었을까? 다시 강조하지만 카이로 선언과 8·15광복은 우리 민족의 50여 년에 걸친 독립운동의 성과다.연합군의 승리로 거저 얻어진 선물이 아니다.그러나 아직도 우리 주위에는 반민족적 식민사관을 가진 자들이 주장하는 연합군의 승리로 거저 얻어진 선물로 치부하며 독립운동사를 부정하고 폄훼하는 세력이 적지 않은 것은 너무도 가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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