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만희 상지대 교수
▲ 류만희 상지대 교수
수시입시를 앞두고 대학가는 초 긴장상태에 빠진다.교육부가 해마다 대학 기본역량 진단 결과를 발표하기 때문이다.이 결과는 3수험생과 학부모에게 ‘수험생 및 학부모 등 유의사항’이라는 정보로 활용되지만,수험생들의 선택을 기다리는 대학입장에서는 대학 생존이 걸린 문제이니만큼 여간 곤혹스럽지 않을 수 없다.

교육부는 8월 23일 ‘2018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 결과를 발표하였다.평가 결과에 따라 자율개선대학,역량강화대학 그리고 재정지원제한대학(Ⅰ·Ⅱ)으로 분류한다.자율개선대학에 포함되지 못한 대학들은 정원감축을 권고받고,정부의 각종 재정지원사업에 참여할 수 없다.특히 재정지원제한대학에 포함되면 국가장학금과 학자금대출이 허용되지 않아 수험생들로부터 외면받으니 학교운영에 치명적이다.교육부는 금번 평가로 약 1만명의 대학정원 감축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도내 11개 대학이 정원을 감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유감스럽게도 필자가 재직하고있는 상지대도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분류되었는데,교육부 발표를 보면 ‘1개교는 대법원 확정판결(2016.10월)을 고려하여 구조위의 심의 결과에 따라 국가장학금 및 학자금 대출은 제한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이라 별도 명기하고 있다.한마디로 상지대는 재정지원제한을 부분적으로 유예하겠다는 것이고,좀 더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상지대는 실질적으로 재정지원제한대학이 아니다’라는 해석이 가능하다.교육부는 평가결과를 왜 이렇게 궁색하게 발표하였을까?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2016년 10월 대법원 확정 판결의 의미를 알아야 한다.한마디로 2010년 교육부의 상지대학교 정상화조치가 사립학교법 제14조 제2항(개방이사 선임)을 위반하는 위법을 저질렀기 때문에 교육부의 정상화조치를 취소한다는 것이 핵심이다.교육부의 위법한 대학 정상화 조치로 인해 상지대의 학생·직원·교수는 혹독한 대학민주화 투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 기간 동안 타 대학은 대학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었지만 상지대는 그렇지 못했다.대법원 확정판결에서도 확인된 바와 같이 상지대의 현재 상황의 근본적 원인 제공자는 교육부인 셈이다.

더욱이 상지대는 교육부의 잘못된 정책의 피해자이다.교육부는 스스로 상지대의 기본역량진단을 할 자격이 있는지 자문해야 한다.그리고 대학기본역량 진단을 근거로 상지대학교를 제재할 것이 아니라 대학 구성원에게 사과하고 피해구제를 위한 조치를 마련하는 것이 교육부의 책임있는 자세이다.

상지대 정문에는 ‘여기는 대학민주화의 성지 상지대학교입니다’라는 총학생회의 현수막을 365일 게시하고 있다.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대학민주화 투쟁을 쟁취한 대학으로서 자부심을 엿볼 수 있고 학생·직원·교수할 것 없이 학교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지금껏 그래왔지만,더욱더 학생들이 행복한 대학,학생 개개인의 자유를 신장키시고 능력을 키우는 교육공동체,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교육공동체로 발돋움할 것이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