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주목 ‘살아남은 아이’
죽음 겪은 세사람 갈등 곡선
기적같은 이야기 ‘봄이가도’
세월호 참사 후 가족들의 하루
가해자로 몰린 ‘죄많은 소녀’
학교 돌아오며 일어난 사건들

올 가을 극장가에 독립영화가 몰려온다.‘살아남은 아이’ ‘봄이 가도’ ‘죄 많은 소녀’등 세 편의 독립영화가 스크린에 올라 묵직한 감동과 여운을 남길 예정이다.

▲ 영화 ‘살아남은 아이’ 스틸컷.
▲ 영화 ‘살아남은 아이’ 스틸컷.
최근 공식개봉한 ‘살아남은 아이(감독 신동석)’는 제68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공식초청,이미 세계가 주목한 올해의 영화로 손꼽힌다.친구를 구하려다 목숨을 잃은 은찬(성유빈).은찬의 부모 성철(최무성)과 미숙(김여진)은 아들이 목숨걸고 구한 친구 기현과 마주치며 영화 초반은 이들의 요동치는 갈등곡선을 그린다.기현을 볼 때마다 죽은 아들이 떠올라 슬픔과 미움이 가득차는 미숙.그런 미숙을 성철은 힘써 위로하고 설득하며 기현을 감싸고 보듬는다.기댈 가족 없는 기현 역시 성철과 미숙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데.부부의 원망이 연민과 사랑으로 바뀌어가던 어느날,기현이 은찬의 죽음에 대해 예상치 못한 사실을 고백하며 셋의 감정은 얽힌 실타래만큼이나 복잡해진다.‘살아남은 아이’는 자식을 잃은 상실감과 미움,원망,연민,사랑 등의 복잡한 감정변화를 펜촉만큼이나 날카롭고 세밀하게 그려냈다.124분 12세관람.

▲ 영화 ‘봄이가도’ 스틸컷.
▲ 영화 ‘봄이가도’ 스틸컷.
오는 13일 개봉하는 ‘봄이 가도(감독 장준엽,진청하,전신환)’는 세 명의 감독이 공동연출해 봄의 기억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찾아온 기적같은 하루를 담아낸 가족영화다.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인 영화는 세월호 참사 이후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낸 후 그들을 기억하며 살아가는 이들의 하루를 담담하게 그렸다.장준엽 감독이 연출한 첫 번째 에피소드는 사고로 딸을 잃은 아픔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엄마가 상상 속에서 딸을 만나 다시 밝은 모습을 찾게 된다.딸의 성화에 못 이겨 쑥스러운 듯 춤을 추고 딸의 옛 남자친구 이야기를 하며 깔깔웃는 등 배우 전미선은 엄마로서 가질 수 있는 자식에 대한 모든 감정을 하나도 빠짐없이 쏟아냈다.두번째 에피소드는 진청하 감독이 연출,사고현장에서 많은 사람을 구한 한 남자.희생자 전부를 구하지 못한 죄책감에 시달리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낸다.전신환 감독이 연출한 세 번째 에피소드는 가족을 잃고 혼자 남겨진 한 남자의 하루를 그렸다.영화제목처럼 봄이 가도 끊임없이 기억하고 다시 마음을 되잡게하는 영화다.75분 12세 관람.

▲ 영화 ‘죄많은 소녀4’ 스틸컷.
▲ 영화 ‘죄많은 소녀4’ 스틸컷.
같은 날(13일) 동시개봉하는 ‘죄 많은 소녀(감독 김의석)’는 갑작스러운 경민의 죽음 가해자로 몰린 영희(전여빈)가 학교를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며 겪는 어렵고 힘든 감정을 담았다.가해자로 지목된 영희,딸의 실종이유를 알아야하는 경민의 엄마,상황을 빨리 정리하고 싶은 담임 선생님,친구의 진심을 숨겨야 하는 한솔.영화는 이들을 통해 미스터리한 죽음 이후 남은 사람들 사이에 일어나는 복잡한 감정을 조명한다.경민과 가까웠던 사람들은 경민의 죽음에 죄책감을 느끼지만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충돌한다.실종자를 찾기보다는 누구의 잘못인지를 따지는데 급급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감독은 10대를 통해 바라본 현대 사회의 단면을 섬세하게 포착하고 인간의 본성을 낱낱이 파헤친다.풀 수 없는 문제에 매달리는 인간의 모습으로 가냘픈 인간성을 풀어내듯 말이다. 113분 15세 관람. 남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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