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은 나눔입니다] 1. 갈곳 없는 독거노인
저소득 독거노인 4만8000명
명절 연휴엔 복지관도 휴관
홀로 쓸쓸히 명절나기 다반사

1. 갈 곳 없는 독거노인

명절은 푸근한 인심과 정이 있기에 기다려진다.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명절이 더 서럽고 외로운 이웃이 많다.함께 어우러지는 추석을 기대하며 우리 이웃의 이야기를 총 5회로 나눠 연재한다.

▲ 추석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16일 춘천시 후평동의 단칸방에 홀로 사는 할머니가 혼자 텔레비전을 보고 있다.  박가영
▲ 추석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16일 춘천시 후평동의 단칸방에 홀로 사는 할머니가 혼자 텔레비전을 보고 있다. 박가영


추석명절이 다가오지만 텅 빈 도심 속에 덩그러니 남겨져야 하는 도내 4만8000여명의 ‘가난한 독거노인’의 얼굴에는 그늘만이 짙어져 간다.추석이 다가올 수록 상대적 박탈감과 외로움에 잠기는 독거노인들과 함께 풍성한 명절의 기쁨을 나눌 수 있는 따뜻한 관심이 절실한 시기다.16일 오전 춘천 후평동의 한 다세대 주택.16.5㎡ (5평) 남짓한 좁은 단칸방에 살고 있는 정진경(94·가명) 할머니는 올해도 홀로 쓸쓸히 추석을 보내야 한다.할머니는 얼마전 타지에 거주하는 아들로 부터 ‘올해도 바빠서 찾아뵙기 힘들다’는 연락을 받았다.

정 할머니는 “자식들도 사는게 빠듯하다보니 얼굴 한번보기가 무척이나 힘들다”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기초생활수급 대상자인 정 할머니는 한달 50만~60만원의 지원금에 의지해 살아간다.단칸방 월세와 생활비 등을 빼고 나면 그에겐 따뜻한 밥 한그릇 사먹는 것 조차 사치다.그는 오래 전부터 거리 곳곳을 돌아다니며 모은 폐지를 판 돈으로 생활비에 보탰지만,최근에는 다리가 아파 이 일도 하지 못하게 됐다.하지만 손 할머니는 경제적 어려움,신체적 불편함 보다 외로움을 더욱 견디기 힘들다고 했다.어느새 가끔씩 집을 찾아오는 복지사와 나누는 안부 대화가 손 할머니의 유일한 낙이 됐지만 이번 명절 연휴기간에는 이마저도 기대할 수 없다.명절기간 동안에는 복지관도 휴관하기 때문이다.이 때문에 손 할머니는 보살펴 주는 이도 없이 홀로 쓸쓸히 단칸방에서 길고 긴 추석명절을 보내야 할 실정이다.

독거노인의 증가에 따라 도내 ‘가난한 독거노인’도 해마다 늘고 있다.도내 65세 이상 1인가구 중 저소득 독거노인 수는 2016년 4만1135명에서 지난해 4만7540명,올해 5월 현재 4만8263명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박란이 춘천남부노인복지관장은 “우리가 즐겁고 풍요가 넘치는 한가위를 상상할 때 소외된 어르신들은 우울함에 힘겨워하고,괴로움에 마음 아파하고 있다”며 “어르신들의 명절이 즐거움으로 바뀔 수 있도록 관심과 나눔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종재·박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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