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이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인도적 문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8일 평양에서 세 번째 만나 남북정상회담을 가졌다.문 대통령은 “제가 얻고자 하는 것은 국제정세가 어떻게 되었든,흔들리지 않는 그야말로 불가역적이고 항구적인 평화”라고 했고,북한도 “북남관계가 평화의 길,화해 협력의 길에 들어서게 됐다”며 반겼다.지난 4월 판문점의 봄이 9월 평양의 가을에서 결실을 얻을 수 있는 가을걷이 분위기가 조성됐다.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는 남북관계 개선,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 촉진,전쟁위협 종식 등 3대 의제를 논의한다.

하지만 남북 이산가족상봉 정례화 운영 합의서가 가장 먼저 나오기를 희망한다.임종석 비서실장은 17일 “이산가족의 고통을 근원적으로 해소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며 “상설면회소는 물론 수시상봉,전수조사를 통한 생사확인,화상상봉 등 모든 종합적인 방법으로 이산가족의 생사를 알고 여러 방법으로 만날 수 있는 조치들을 논의 중이고,북한도 적극적인 의사가 있어 좋은 소식을 들려 드릴 수 있지 않겠냐”고 밝혀 이산가족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비핵화·경제협력문제는 남북만이 풀어야 할 문제라기보다는 미국과 협상을 해야 하는 다자구도지만 남북 이산가족상봉은 남북이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인도적 차원의 문제이다.

특히 이산가족들에게는 시간이 얼마 남아 있지 않다.이산가족들의 고령화로 부모와 자녀,부부,형제자매 상봉이 줄고,세상을 떠난 가족의 자녀들을 만나는 일이 많아졌다.그래서 이산가족상봉 정례화만큼 촉박한 의제가 없다.남북 이산가족상봉 면회소는 2008년 금강산에 건립됐다.금강산면회소는 지상 12층,지하 1층 규모에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연회장과 객실 206개를 갖췄다.이산가족상봉 정례화는 이산가족들이 원할 때 언제든지 만나거나,1년에 만나는 횟수를 정하는 형식이었으면 좋겠다.지금처럼 수십 년 동안 헤어져 있다가 단 한 번 만나 또 다시 기약 없는 생이별을 한다면 이보다 더한 비극이 있겠는가.모든 신뢰는 인도적 차원에서 출발한다.

금강산을 남북 이산가족 정례화 장소로 활용하면 자연스럽게 2008년 중단된 금강산관광사업 재개 등 남북교류 활성화도 앞당길 수 있다.나아가 동해북부선이 연결되고,설악산과 금강산,원산 일대를 아우르는 관광경제특구를 조성하는 남북 경제협력 사업을 현실화시킬 수 있다.남북분단의 최대 희생 지역인 강원도가 이제는 남북경제협력의 중심지역으로 탈바꿈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