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알이 떨어지고

감이 노랗게 익어가니

풀잎에는

은빛 이슬이 맺인다

그 이슬은

늘 보던 이슬이 아니라

찬이슬 한로(寒露)이다

곧 서리가 온다는 신호로

가을 거딤이 재촉하고

건강 유의하라는 경고다

노송잎은 더욱 짙고

풀나무는 풀이 죽어

단풍을 낙엽으로 만든다

한로에는

세월이 걸어가는게 보이고

시간의 기침소리도 들리고

가을하늘의 그림도 구경한다

아 이젠 깊은 가을이다

곧 멀지않아

대청봉에 첫눈 소식이 들릴텐데

이규빈· 강릉시 성산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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