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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시선] 정자마다 한글 현판과 편액을 걸자

황장진 2018년 10월 16일 화요일
▲ 황장진 수필가
▲ 황장진 수필가
정자 만들기는 궁궐의 역사와 더불어 시작된 것으로 짐작된다.정자는 궁궐,절,향교,서원이나 일반주택에 딸려서 지은 것이 많았으나 독채로 짓기도 했다.지붕은 대부분 기와를 얹은 모임지붕과 8작 지붕이다.자연과의 조화를 위해 대부분 벽이 없이 확 트여있다.바닥은 마룻바닥이고 난간을 빙 돌렸다.구조는 긴 네모꼴이거나 6각형 또는 8각형이다.누와 대에 비해 크기가 작은 단층이다.궁궐을 지을 때 궁뜰을 만들고 여기에 정원을 감상할 수 있도록 세웠을 것이다.

서울 창덕궁 뒤뜰의 부용정이나 경복궁의 향원정 등은 궁궐에 딸린 정자다.강릉 선교장의 활래정,금원 연경당의 농수정,안동 임청각의 군자정 등은 주택에 딸린 정자다.경상북도 안동의 삼구정,전라남도 담양의 식영정,충청북도 옥천의 독락정 등은 독립 정자다.3국 시대,고려 등 옛것들은 모두 편액과 현판이 걸려있다.대부분 한자다.우리 선현들은 정자의 공간에다 성현이 남긴 경전이나 유명한 학자들의 글에서 따와 이름을 짓고 당대 이름난 사람의 글씨를 받아 목판에 새겨 건물에 걸었다.몇 글자 안 되는 현판이나 편액의 의미를 알면 건물의 기능과 용도,그 안에서 생활했던 선현들의 삶을 확인할 수 있다.글씨를 통해 서예 역사를 되살릴 수 있다.

글씨의 시대정신을 엿볼 수도 있다.예를 들면 안동의 역동서원은 여말의 학자 우탁(1263~1342)의 학덕을 기리기 위해 1567년 예안 부포리 오담 가에 지었다.이것은 안동지역 최초의 서원이자 퇴계가 펼쳐 온 일련의 서원창설 운동의 표상이다.직접 제자들과 터를 잡아 건물을 짓고 그 건물 하나하나에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궁궐 등의 건물에 달리는 어필 현판은 특별히 취급되었다.양반 가문의 현판도 상당히 중요했다.당대의 명필에게서 글을 써달라고 해서 다는 것을 명예롭게 여겼다.현판의 종류는 까만 바탕에 하얀색으로 글씨를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궁궐의 중요 전각은 이보다 한 단계 격식을 높여 검은 바탕에 금으로 글씨를 쓰고 옻칠을 한 다음 금박을 입혔다.까만 바탕에 금색 글씨가 가장 높고 그 다음은 검정 바탕에 흰 글씨,가장 낮은 것은 건물이나 출입문에 흰 바탕에 검은 글씨를 쓴 것이다.

현대에 이르러 유원지나 산속에 많이 세운 정자에는 편액이나 현판이 없는 것이 참으로 많다.단청을 아름답게 한 8각 정자에 편액이 없는 걸 보면,마치 잘 지은 가정집에 문패가 없는 듯 아쉽다.정자 안 많은 공간이 텅 비어 있어 허전하다.여기다가 한글 편액이나 현판을 만들어 걸자.

글씨는 한문을 잘 아는 사람이 아니라도 누구든지 보고 쉬 이해할 수 있는 자랑스러운 지구촌 제1의 글,한글로 하자.그 지역 문화예술단체 같은 데서 앞장서 나서고 지방자치단체에서 도와주면 쉬 이루어질 것이다.그리하여 아무나 자연경관을 감상하면서 잠시 잠깐 쉬더라도 시 한 수라도 제대로 즐길 수 있게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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