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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로 칼럼] 속지 말고, 속이지도 말자

강병로 2018년 10월 16일 화요일
▲ 강병로 논설위원
▲ 강병로 논설위원
10년 후 강원도는 어떤 모습일까.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일까 아니면,과거의 적폐에 신음하며 가슴을 치고 있을까.미래에 대한 상상은 가슴벅차면서도 두렵다.따라서 ‘미래 상상놀이’는 지극히 객관적이어야 한다.생각은 현실적이어야 하고.온갖 감언이설과 가짜가 판치는 시대에 ‘오직 이것’이라고 예측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미래에 대한 3∼4가지 예측 시나리오가 필요한건 이 때문.이는 예측이 빗나갔을 때 상처를 덜 받기 위한 예방장치이기도 하다.경계1호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달콤한 약속들.속지 말고 속이지도 말아야 한다.

강원도의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10년 또는 20년 전의 역사를 진단할 필요가 있다.과거를 통해 현재를 확인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다.그 시대의 정체성을 찾고,리더의 선택과 정책을 살피는 것은 필수.지난 10년 동안 우리가 전임 도지사의 공과를 논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강원도 중심·강원도 세상’을 주장한 김진선 전 지사는 SOC 확충을 비롯한 적지 않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동계올림픽 준비과정에서 발생한 부채 문제로 후한 점수를 받지 못했다.알펜시아리조트에 발목이 잡힌 것이다.

김 전 지사 이후는 어땠을까.이광재,최문순 지사는 어떤 의미이며 어떤 메시지를 우리에게 던졌을까.우리가 만난 두 사람은 사실상 동일체다.이 전 지사가 사법적 단죄로 1년도 안 돼 물러났지만 최문순 도정에서 그는 그림자로 남았다.그의 비전과 정책이 전이됐고,무엇보다 ‘그의 사람들’이 건재했다.두 사람을 따로 떼어 구분할 수 없는 이유다.지난 8년에 이어 앞으로의 4년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광재,최문순 시대에 강원도는 어떤 길을 걸었을까.2010년 도정을 인수한 이광재 전 지사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행복을 누리는 강원도를 만들겠다”고 했다.‘강원도의 운명을 바꾸겠다’는 다짐이었다.그러나 그의 꿈은 미완에 그쳤다.‘행복한 대한민국 강원도에서 시작합니다’라는 구호도 빛이 바랬다.그의 뒤를 이은 최문순 지사의 도정 구호는 ‘소득 2배 행복 2배,하나 된 강원도’였다.실제로 그렇게 됐을까.구체적 숫자가 내포한 위험성이 드러나면서 최 지사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민선7기가 시작된 2018년,우리는 ‘평화와 번영,강원도 시대’와 마주했다.3선 연임에 성공한 최 지사는 “진정한 강원도 시대를 열어달라는 도민들의 마음을 담았다”고 했다.그렇다면 그 이전의 다짐과 구호는 뭔가.‘소득 2배 행복 2배,하나 된 강원도’는 지켜지지 않았고,‘오직 강원’은 공허한 메아리가 됐다.‘평화는 경제’라고 주장하지만 도민들이 느끼는 체감도는 여전히 비현실적이다.이광재의 ‘행복’이 추상에 머물렀듯이 최문순의 ‘평화’도 구체적이지 않다.그것이 문제다.

통계로 본 강원도는 10년 전과 다르지 않다.소득 수준은 여전히 전국 최하위고,생산성도 같은 수준이다.자살률과 고령화율,청년실업률은 전국 수위를 다툴 정도로 심각하다.통계 수치로는 도무지 희망을 읽어낼 수 없다.더 심각한 건 도내 농어촌 읍면지역의 소멸속도가 타 지역보다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상당수 읍면 지역이 1개의 초등학교조차 유지하기 어렵다.이런 지역에 행복,평화가 깃들 여지가 있을까.

10년 후 강원도의 모습을 상상해 보라.‘미래는 항상 현재에 있다’고 가정하면 답은 명확하다.세대 간 단절이 극명해지며 ‘강원도 소멸현상’이 구체화 될 것이다.농어촌은 외국인 노동자에 의지할 것이고,다문화 현상은 더 심화될 것이다.행정력 대부분을 노인과 다문화 가정,외국인 노동자에게 쏟아 부어야 할지 모른다.현재의 10~20대들이 강원도에 머무르거나 타 지역 청장년이 강원도로 올 것이라는 생각은 버리는 것이 좋다.우리가 늘 목격했듯 지도자의 약속은 계획대로 이루어질 때보다는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당신이 똑똑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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