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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혁 칼럼] 집을 산 것과 집에 산 것의 결과는

권재혁 2018년 10월 30일 화요일
▲ 권재혁 논설위원
▲ 권재혁 논설위원
40대 중반인 친구 2명이 있다.두 친구는 지방대학을 졸업한 후 서울서 취직했다.그리고 30대 초·중반 결혼해 살림을 꾸렸다.한 명은 어려운 살림에도 불구하고 은행 빚을 내서 아파트를 샀고,다른 한 명은 돈을 모아 집을 사려고 전세로 살면서 저축했다.한 명은 은행 빚을 갚는데,다른 한 명은 전셋값 때문에 살림은 쪼들렸다.그리고 10년이 흘렀다.두 친구의 살림살이는 어떻게 달라졌을까.집을 산 친구는 아파트값이 올라 10억 원이 넘었지만,전세로 사는 친구는 저축 이자는 내리고 전셋값은 올라 오히려 은행 빚을 지는 처지가 됐다.두 친구는 부동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평범한 직장인인데도 대한민국에서 살다 보니 ‘집을 산 것’과 ‘집에 산 것’의 결과가 전혀 다른 것을 깨달았다.

정부가 지난 9월 13일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이번 부동산 대책은 투기는 잡고,실수요자 보호가 핵심이다.부동산 세금을 높이고,금융 대출을 막아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들의 부담을 높이고,실수요자에게는 수도권 3∼4곳에 30만 호의 공공 주택을 공급한다고 발표했다.그런데 지난 2일 심상정 국회의원이 “청와대,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 등 행정부처 1급 공무원과 기관 부서장 등 공직자 3명 중 1명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 주택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2주택 이상 소유자는 절반에 가깝고,부동산을 포함한 경제정책 등을 집행하는 기관 중 강남 3구 주택 보유 비율은 기획재정부가 54%로 가장 높았다.사정기관은 국세청 80%,공정거래위원회 75%,금융위원회 69%,대검찰청 60%,청와대는 29%였다고 한다.

이를 바라보는 두 친구는 어떤 생각을 할까.집을 산 친구는 부동산 가격이 올라 이익을 본 경험을 살려 다른 부동산을 사려고 할 것이고,전세를 사는 친구는 자신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집을 살 생각을 할 것이다.이를 고위공직자들이 답해 주고 있지 않은가.고위공직자들도 공직자 이전에 직장인이다.고위공직자들의 부동산 투자에 비난할 수는 없다.그러나 이들은 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사회의 잣대가 된다.두 친구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장관 등 고위공직 후보자들의 비위 단골메뉴가 부동산 투기 및 다운 계약서 등인 것을 봐 와서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신뢰감이 높지 않다.정부는 몇 년 전에 빚을 내서 집을 사라고 해서 집을 샀더니 갑자기 투기세력으로 몰고 있다.두 친구는 “부동산 관련 정책을 입안·집행하는 고위공직자들이 집값 폭등으로 먼저 이익을 보는데 정부가 아무리 부동산 대책을 발표해도 신뢰 가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는 심 의원의 말에 더 공감한다.

9.13조치 후 서울의 강남 3구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발표가 지난주 보도됐다.그런데 자세히 보니 달랐다.정부의 초강력 세금폭탄에 0.02∼0.04% 떨어졌지만,비규제지역은 올라 하락세로 보기에는 문제가 있다.여기에 강남 3구에 주택을 가진 고위공직자들이 집을 팔았다는 내용은 없었다.9.13조치로 강원도 부동산 가격은 하락했다.인구가 수도권으로 몰려 수도권 부동산은 세금폭탄에도 견딜 수 있지만,강원도는 인구는 줄고 있는데,아파트는 늘어 있다.그래서 강원 도내 집 10채보다 서울의 똘똘한 한 채가 돈이 된다는 말이 생겼다.

대한민국 국민은 부동산 소유욕이 강하다.주거할 때 보다 소유할 때 소득이 높아서다.현재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부동산 거래가 급감했지만,저금리와 증권시장의 불안으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유동성 자산은 여전히 부동산에 눈독을 두고 있다.부동산은 항상 월급보다 빠르게 상승한다는 것을 두 친구는 이미 경험했다.정부가 두 친구의 생각을 바꿀 수 있어야 부동산 대책이 성공할 수 있다.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위공직자들이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강남 3구 부동산을 팔지 않는 이유를 두 친구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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