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사회공헌활동 장려하고 나눔·봉사활동 활성화 시켜야

“날씨는 추워지는데 연탄창고는 텅텅 비고…”.우리 사회의 기부 문화가 꽁꽁 얼어붙고 있어 안타깝다.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온정의 손길을 기다리는 취약계층이 늘고 있으나 기부는 심각할 정도로 저조하다.춘천연탄은행을 비롯해 원주 밥상공동체,속초 연탄은행 등 도내 주요 봉사단체는 “후원과 기부가 예년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않는다”며 취약계층의 겨울나기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실제로 춘천연탄은행이 준비한 연탄은 1500여장에 불과하고 원주밥상공동체도 후원의 손길이 뚝 끊겼다.이 상태로는 단체를 꾸려나가기 조차 버겁다고 한다.

통계를 보더라도 우리 사회의 기부 문화는 심각하다.통계청이 격년마다 실시하는 사회조사에 따르면 ‘기부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는 매년 감소하고 있다.2011년 36.4%였던 응답률이 지난해에는 26.7%로 뚝 떨어졌다.기부금 신고자 수도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국세통계연보 기부금 현황을 보면 실상이 그대로 드러난다.나눔과 온정의 손길이 사라지면서 기부한파가 몰려온 것이다.기부 열기가 식는 것은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그 가운데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불황이 꼽힌다.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펴낸 나눔 실태와 인식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52.3%가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서’ 기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청년실업이 역대 최악으로 치닫고 노령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우리사회의 그늘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너 나 할 것 없이 당장 일자리를 걱정하고,먹고 살기도 바쁜데 남을 도울 여유가 없다고 항변한다.‘곳간에서 인심난다’는 말이 허언이 아닌 것이다.잊을만하면 터지는 봉사단체의 일탈도 ‘온정의 싹’을 자르고 있다.봉사를 미끼로 기금을 거둬 개인적으로 착복하거나 유용하는 사례가 기부문화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것이다.일부 단체의 불투명한 회계처리도 불신을 키운다.봉사단체들이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곧 강원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모금활동이 시작된다.이런 추세라면 ‘사랑의 온도탑’이 100을 넘길 수 있을지 미지수다.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을 장려하고,나눔과 봉사활동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경제가 어렵다고 기부 문화가 위축되는 현실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그렇지 않아도 우리의 기부문화가 즉흥적이고 지속적이지 않다는 비판을 받는다.더 늦기 전에 기부문화의 격을 높이고,지속성을 갖도록 해야한다.봉사단체의 투명성을 높이고 신뢰를 다지는 노력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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